넥센을 향한 시즌 전 평가는 꼴찌 후보였다. 하지만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지금의 넥센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시즌 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지만, 기존 선수들의 성장에 새 얼굴들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촘촘한 중위권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공수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포수 박동원(26)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동원은 ‘공격형 포수’로 분류됐다. 수비보다 방망이의 힘이 돋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수비 실력까지 갖춘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시즌 초반 선전에 대해 “박동원의 활약이 첫 번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올 시즌 넥센의 반전을 이끌고 있는 마운드의 선전도 포수 박동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올해 1군에 데뷔한 투수 신재영과 박주현은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로 인상적인 호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3.75로 지난해 4.91보다 크게 낮아졌다. 염 감독은 “우리 팀의 젊은 투수들이 잘 하고 있는 이유는 박동원 덕분이다. 지난 2년 동안 포스트시즌을 통해 주전 경험을 쌓은 (박)동원이가 젊은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루 저지율도 지난해 2할5푼5리에서 올해는 4할5푼2리로 크게 올랐다. 도루 저지는 14개로 전체 포수 중 가장 많다. 상대팀에게 한 베이스를 쉽게 내주지 않으면서 흐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1회에는 구자욱, 4회에는 박해민 등 발 빠른 주자들의 도루를 막아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박동원은 “박철영 배터리 코치님께서 ‘작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훈련은 많이 됐으니 경기에 나가서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덕분에 수비에 나가서도 자신감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투수들의 연이은 호투에 대해서도 “투수가 던지고 싶은 걸로 사인을 내주고 잘 받아주는 게 내 역할이다. 투수들이 잘 던져서 우리 팀의 평균자책점이 낮아진 것이다”라며 몸을 낮췄다. 박철영 코치는 “우리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박)동원이가 편안하게 소통을 하면서 잘 맞춰가고 있다. 올해 들어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고, 더 차분해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공격에서도 박동원은 타율(0.255)에 비해 득점권 타율(0.323)이 높다. 타점도 21개로 전체 2위에 올라있을 만큼 찬스에 강하다는 뜻이다.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북 치고 장구 치는’ 박동원이 넥센의 시즌 초반 선전을 이끌고 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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