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경정이 전에 없이 뜨겁다.
미사리 경정장의 고배당 행진은 2월 개장부터 가정의 달 5월까지 꾸준하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예상외의 승패가 갈리면서 베팅의 묘미를 한 것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경륜경정사업본부 경정운영단은 올해부터 경정 경주방식에 있어 기획편성 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기획편성은 1일차(수요경주) 결과를 토대로 평균 득점 상위 16명의 선수에게 2일차(목요일) 경주에서 1코스를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제도다.
팬들에게 경주 추리를 보다 쉽게 하여 배당의 안정화와 도모하고 출전선수들의 동기 유발을 부여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경정 경주결과를 분석해보면 1코스의 강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예상외의 경주도 많이 나오고 있다. 경주가 항상 예상대로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이변이 발생하기 때문에 배당이 출렁일 때가 있다.
특히 지난 13회차 경주에서 이변은 쏟아졌다. 이종인·이미나·김신오·김재윤·오재빈·나병창·임태경·이진휘 등이 고배당을 터뜨렸다. 이들은 모터의 성능이 비교적 떨어지거나 코스가 불리했지만 기술로 승부 했다. 1코스가 안전하다는 믿음과 이름값 없는 선수들에 대한 편견이 어우러지면서 고배당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3회차 수요일 2경주에서는 이종인이 코스의 불리함 때문에 1턴 이후 후미권 주행을 했지만 1주회 2턴에서 날카로운 찌르기를 성공하며 2위권에 나설 수 있었다. 이후 지용민까지 추입 성공하며 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배당은 쌍승 245.7배 복승 50.7배나 됐다. 이날만 총 9개 경주에서 쌍승 10배 이상의 배당이 터짐으로써 팬들의 즐거움은 한층 더했다.
이튿날 펼쳐진 목요 경정에서도 고배당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목요 2경주 쌍승 29.5배를 비롯해 이어진 7경주는 쌍승 42.7배·9경주 17.5배·11경주 99.4배의 배당이 연이어 터졌다. 목요 11경주는 최근 치러진 스포츠월드배 대상경정 우승자 고일수가 출전해 저배당 경주로 평가됐다. 하지만 휘감기형 선수들이 1턴 경쟁에서 접전 구도를 이어가면서 고일수가 후미권으로 밀려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틈을 나병창과 이진휘가 살려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함으로써 고배당의 주역이 되었다.
경정 전문가 A는 "올 시즌 초반 인코스가 초강세를 이루고 있는 양상은 분명하다. 그동안 신형장비의 특징과 기획편성으로 인한 강자들의 인코스 선점이 중고배당 보다는 저배당을 선호하게 만들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입상후보들의 과열된 1턴 마크 승부로 인해 적절하게 찌르기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모두 입상에 성공하며 고배당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경정 전문가 B도 "인코스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배당을 노린다면 센터나 아웃코스에서 찌르기와 휘감아 찌르기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선수들에게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고배당이 날씨 탓에 돌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미사리경정장에 순풍이 불면서 선수들이 스타트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또 빠른 스타트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1턴 마크에서 휘감기를 시도할때 바람에 밀려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앞 선에 있는 선수들의 견제로 낭패를 볼 때도 있다. 선수들이 최근 적극적인 휘감기를 구사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기량을 갖춘 강자들도 입상이 어려운 이유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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