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9월 초 전당대회 열기로
김 대표 “당권, 추호의 관심도 없다”
“원 구성 후 全大 준비” 발언에
조기개최 vs 연기론 절충 매듭
“내분 모습 안돼” 공감대 작용
중진들간 접점 찾기 시도 주효
그림 1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ㆍ당무위원 연석회의.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연단에 섰다. 회의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논의, 김 대표 체제를 연장할지 결정하는 자리였다. 당사자인 김 대표가 마이크를 잡자 회의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대표는 특유의 헛기침을 한 뒤 “오늘 여기서 전당대회를 빨리 하느니 혹은 연기하느니 이런 얘기를 하기 위해서 모였다는데 솔직히 말씀드려 비대위는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연기를 바라지도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 구성을 하고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당대회를 하도록 준비를 해드리겠다. 나로 인해 더 이상 이 문제를 왈가왈부하는 상황은 피해줬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민주에 올 적에 당대표가 되려고 온 게 아니며, 당 대표 자리에 추호의 관심도 없다”며 “이 멍에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3분여 진행된 김 대표의 발언으로 상황은 싱겁게 종료됐다. 이날 연석회의 전만 해도 의견은 분분했다. 전당대회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미뤄 김 대표 체제를 더 유지해야 한다는 측과 비대위 체제를 마무리하고 새 대표를 중심으로 새 출발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측이 충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원구성 뒤 전당대회 준비를 해주겠다’는 김 대표의 ‘정리 발언’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회의시작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박광온 대변인은 “연석회의는 만장일치로 8월 말~9월 초 전당대회를 열되 정기국회 전에 개최한다는 원칙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 체제를 앞으로 4개월 더 유지한다는 발표였다.
전대 개최를 놓고 갈등하던 더민주가 쉽게 절충에 성공한 데는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안겨 준 유권자들을 위해서라도 내부 충돌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크게 작용했다. 연석회의에 앞서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양측의 접점을 찾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원혜영 의원은 “6월 열리는 20대 개원 국회는 원내 1당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6월 개원국회와 9월 첫 정기국회의 영향이 덜한 8월 말~9월 초가 전당대회 시기로 적절하다는 논리로 양측을 꾸준히 설득했다”고 전했다. 송영길 당선자를 비롯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해 온 이들도 회의에 앞서 절충안에 동의했다. 원 의원은 “정장선 총무본부장을 통해 김 대표께도 이 안이 가장 현실적이며 의견이 그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연석회의는 김 대표의 ‘차르’다운 모습을 다시 보여준 기회였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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