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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코앞인데… 스포츠 무관한 내정자라니”

입력
2016.05.0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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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3일 전격 사퇴한 가운데 강원 강릉시 초당동에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3일 전격 사퇴한 가운데 강원 강릉시 초당동에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최근 해운업계에 쓰나미처럼 불어 닥친 불황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의 파고가 조 위원장의 발목을 붙잡았다.” 3일 조양호(67)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전격 사퇴에 대한 체육계 안팎의 반응이다.

조 위원장은 2009년 6월 동계 올림픽 유치 삼수에 나선 평창올림픽 유치위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평창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조 위원장은 기업 경영을 잠시 ‘뒷전’으로 미루는 헌신과 특유의 뚝심으로 2011년 7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조 회장은 유치위원장을 맡은 22개월 동안 34차례의 해외 출장을 소화했고, 이동 거리만 50만9,000㎞에 이를 정도였다.

조 위원장은 그러나 2010년 6월 김진선 공동 유치위원장이 퇴임하자 유치 업무의 수장 역할을 도맡아야 했다. 단독 위원장을 맡은 조 위원장은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프레젠테이션 할 일이 잦아지자 스피치 개인 과외를 받는 열성을 보이며, 결국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았다. 올림픽을 유치한 이후 조 위원장은 2012년 2월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았고, 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은 김진선 동계올림픽 유치 특임대사에게 맡겨졌다. 하지만 김진선 조직위원장이 2014년 7월 돌연 사퇴하자 조직위는 총회를 열어 평창올림픽 유치에 공헌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조직위원장직을 맡겼다.

유치위원장에서 조직위원장으로 변신한 조 위원장은 취임 첫해부터 불거진 올림픽 한ㆍ일 분산개최 여론을 일축했고, 올해 초부터 시작된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기도 했다.

특히 평창올림픽의 첫 테스트이벤트로 지난 2월 6~7일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 월드컵 직전까지 곤돌라 공사가 지연돼 무산위기에 몰렸으나 조 위원장이 “세계와의 첫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직접 오스트리아 빈으로 날아가 시공사인 도펠마이어 대표와 만나 곤돌라 건설을 밀어붙여 대회를 성공 개최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에 따라 체육계에서는 조 위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희범(67)전 산업자원부 장관에 대해 ‘스포츠 전문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전문 관료출신이자 정치권 낙하산 인물’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2014년 7월 김진선 전 위원장이 그만뒀을 때도 조양호 회장이 아닌 다른 인물이 한 차례 내정됐다가 번복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대회 유치 과정부터 평창 올림픽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 내정자의 경우 올림픽과 전혀 무관한 인물이어서 업무 파악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4시간 소통을 해야 하는 직책인데 반해 이 내정자는 IOC와 네트워킹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조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당장 한진그룹에서 조직위로 파견 나온 직원들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조직위 대변인실에 따르면 한진그룹에서 총 38명의 직원이 파견을 나와 조직위에서 일하고 있다. 조직위 사무실도 서울 서소문동 대한항공 빌딩에 입주해 있다.

이 때문에 조 위원장이 물러나면 자연스럽게 파견 직원들도 한진그룹으로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직위 관계자는 “일단 조 위원장을 측근에서 모시는 비서실장과 홍보실장만 먼저 복귀하고 나머지 파견 직원들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조직위에서 일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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