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들 직접 디자인·설계·감리
돌·흙·통나무 등 자연소재 활용
순천시, 2020년까지 10개 조성
국내 처음으로 전남 순천시에 놀이기구 없는 혁신·참여형 제1호 ‘기적의 놀이터’가 조성됐다. 시는 오는 7일 순천시 연향동 호반3공원에 3,000㎡ 규모로 조성한 기적의 놀이터를 개장한다고 3일 밝혔다.
시는 지난 2년간 어린이·주민·행정이 함께 손잡고 기존의 틀에 박힌 시설물 위주에서 벗어나 가공하지 않은 자연 소재인 돌(바위), 흙, 통나무 등을 주재료로 활용해 조성했다.
디자인은 흐르는 시냇물, 잔디 언덕, 동굴, 나무 그루터기가 자연의 상태처럼 자연스럽게 놓이게 구성했다. 아이들은 이 안에서 낙엽, 모래, 물 등을 자유롭게 만지며 스스로 상상하는 것들이 놀이로 이어져 창의력과 모험심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시는 지난해 7월 관내 초등학생 1,300여명을 대상으로 놀이터 설문조사, 8월에 초등학생 30명과 1박 2일 기적의 놀이터 참여 시범학교 운영, 60명의 시민과 아이들이 기적의 놀이터를 직접 디자인하는 캠프 등을 운영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아이들의 생각을 설계에 반영하고 어린이 감리단을 운영해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놀이터가 탄생했다. 시는 2020년까지 10개의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 계획이다.
시는 아이들과 주민들이 놀이터를 직접 관리하도록 ‘놀이터 지키미’와 어린이가 안심하고 놀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놀이터 활동가’를 양성하기로 했다.
개장식에서는 놀이터 디자이너인 편해문 작가와 함께하는 숲 밧줄놀이에 이어 28만 순천시민의 뜻을 모아 순천 기적의 놀이터 선언문을 공포한다. 오는 26일에는 편해문 작가를 비롯해 미국, 독일, 일본 등 국내외 놀이터전문가들과 함께 국제 심포지엄을 열어 놀이터의 중요성과 비전을 토론하고 세계 어린이놀이터의 우수 사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기적의 놀이터는 국내 최초 혁신형·참여형 놀이터로 획일적 구성을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더 재미있고 창의적이고 안전한 놀이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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