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ㆍ실수 걸리면 변명보다 사과하라”
“금귀월래(金歸月來)하고 기자 전화 잘 받아라”

“금귀월래(金歸月來)해야 한다, 회의 때 자리를 지켜라, 기자들 전화는 잘 받아라, 걸리면 인정해야지 변명하면 더 꼬인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봉숭아 학당’이 열렸다. 국민의당 새 원내대표로 추대된 4선 박지원 의원이 초선 당선자들을 위해 정치 노하우를 족집게 강의했다. 박 의원은 “과거에는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 두 가지 중 하나만 잘해도 당선됐다. 이젠 국민 수준이 높아져 둘 다 잘해야 한다”며 금요일에 지역구에 갔다가 월요일에 돌아오는 자신의 ‘금귀월래’를 소개했다. “처음 목포에서 당선 인사를 하며 1년에 50번 이상 금귀월래 하겠다고 말했을 때 아무도 안 믿었지만 나중에는 ‘이번이 6번째요’ 하면서 명함 5개를 보여준 사람도 있었다.”
박 의원은 “여러분은 감시의 대상”이라며 “전화기를 여러 개 써도 죄지으면 걸린다. 전화기를 하나 쓰더라도 ‘걸릴 일’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언론은 어떻게 하더라도 우리 동반자이니, 기자들의 전화를 잘 받아야 한다”면서 “정치하면서 친구, 가족과 밥 먹는 사람은 자격이 없고, 삼시세끼 기자와 먹는 게 제일 좋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은 또 “(잘못이) 걸리면 인정하고 빠져 버려야지 그걸 변명하면 더 문제가 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저한테 ‘무엇에 걸리면 얼른 사과하고, 더 곤란하면 물러나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도 곁들였다. 그는 자신과 함께 ‘박남매’로 불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군더더기 없는 말을 하고 전달력이 좋다”면서 “야성에다 미모를 갖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항상 ‘히트’를 쳤고, 적당할 때 눈물을 흘리는데 이게 백미”라고 했다.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에 대해선 “말을 참 길게 한다. 말을 길고 어렵게 하는 천부적 소질을 타고났다”고 평했다.
‘정치 고수’의 강의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수첩에 메모를 했다. 한 참석자는 “곡절 많은 박 의원의 생존기 같아 더욱 생생했다”고 전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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