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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사로잡은 네이버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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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사로잡은 네이버 라인

입력
2016.05.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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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아리야 바모니옹 태국 법인장(왼쪽)이 3일 방콕 태국에서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음식 및 물건 배달 서비스 ‘라인맨’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아리야 바모니옹 태국 법인장(왼쪽)이 3일 방콕 태국에서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음식 및 물건 배달 서비스 ‘라인맨’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라인TV’ ‘모두의 마블’ 등

현지 녹아드는 ‘문화화’ 적중

3300만 가입… 국민 메신저로

“라인 해외 진출 성공 전략은 ‘현지화’를 넘어선 ‘문화화’다.”

일본에 이어 대만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태국에서도 신화를 쓰고 있다. 진출 3년 만에 태국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85%를 가입자로 확보, ‘국민 메신저’로 등극했다. 현지 문화에 완전히 녹아드는 사업 모델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 나라 음식을 먹고 그 나라 말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내부에서는 해외 진출에 대해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이란 말 대신 ‘컬처라이제이션’(문화화)이란 말을 만들어 쓸 정도”라고 강조했다. 신 CGO는 앞서 일본과 대만 진출에 성공, 라인 세계화의 주역으로 불린다. 그는 “일본 진출을 준비할 때 모두 짐을 싸서 일본으로 갔다”며 “이제는 일본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현지인들로 구성된 자체 개발팀을 운영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식 생각은 모두 잊고 가라”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라인 회장)의 조언을 철저히 따랐다. 현지에 맞춘다는 개념 대신 문화에 완전히 녹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다.

태국 진출 초기에는 운도 따랐다. 라인은 유선인터넷 가입자(2,600만명)보다 스마트폰 이용자(4,000만명)가 많을 정도로 태국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증할 때 시장을 재빨리 파고들었다. 이후 태국 현지 상황에 집중했다. 태국 온라인 이용자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80%는 TV 프로그램이란 점에 착안, 라인 안에 넣은‘라인TV’는 콘텐츠 유통 비중을 빠르게 넓혔다. 라인 이모티콘에 열광하는 태국 젊은이들이 직접 캐릭터를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장터와 음악 실시간 재생 서비스 ‘라인뮤직’도 호응이 높다. 태국에서 성공한 라인 게임 ‘쿠키런’과 ‘모두의 마블’도 태국 정서에 알맞다는 현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현재는 물건과 음식 등 필요한 모든 것을 배달해 주는 ‘라인맨’을 시범 서비스 중이다. 이 역시‘문화화’ 전략 아래 태국 현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아리야 바모니옹 라인 태국 법인장은 “태국에선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더라도 거리 음식을 선호하는데 라인맨을 이용하면 바로 배달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은 전체의 10% 가량에 불과하다는 게 아리야 법인장의 설명이다.

라인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시장 입지를 확고히 한 뒤 북미 등으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신 CGO는 “현지에서 필요한 100가지 서비스를 라인 하나로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모델이 라인의 해외 진출 전략”이라며 “북미나 유럽 등 시장에도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콕=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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