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가 올해 1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 후 우리나라가 수입한 이란산 원유량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란산 원유(콘덴세이트 포함) 수입 규모는 2,285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1,025만배럴) 대비 122.8% 급증했다.
국내 정유업체 중에서는 SK가 도입물량을 많이 늘렸다. 지난해 1분기 이란산 원유 517만배럴을 수입했던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에는 48% 늘어난 764만배럴을 들여왔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도 같은 기간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80만배럴에서 911만배럴로 10배 이상 늘렸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에 이란산 원유를 610만배럴 수입해 전년 동기(404만배럴) 대비 51% 증가했다. 국내 정유업체 중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곳은 SK와 현대오일뱅크 두 곳뿐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각각 대주주인 미국 셰브론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의 관계 때문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1분기 수입된 이란산 원유의 상당량은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로, 원유 보다 싼 가격에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다.
과거 카타르, 이란, 미국 등이 콘덴세이트를 수출해 오다가 이란의 경제 제재 이후 카타르가 시장을 장악해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란산이 다시 시장에 풀리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은 가격 하락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