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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조선ㆍ해운 등 부실채권 한꺼번에 정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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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조선ㆍ해운 등 부실채권 한꺼번에 정리할 것”

입력
2016.05.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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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신규대출 당분간 중단”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제공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제공

조선ㆍ해운사들의 연쇄 위기로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농협금융지주의 김용환 회장이 3일 “당분간 대기업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부실자산은 한번에 정리하고 가겠다”며 ‘비상 경영’의 각오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쓰나미급의 산업재편이 올 것”이라며 “대비 차원에서 빅배스(Big Bath)를 통해 조선ㆍ해운업 등 5대 취약업종에 물린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빅배스란 누적된 잠재 부실 요소를 한꺼번에 회계장부에 반영해 정리하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김 회장은 “올해 1분기에 조선ㆍ해운사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는데 현재 추세로는 2ㆍ3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앞서 농협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거래 기업들의 잇단 부실로 작년 부실채권이 1조4,000억원 급증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보다 부실채권 비율(2.27%)이 2배 이상 높아졌다. 그 여파로 지난 1분기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순이익(322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64.2%나 줄었지만 앞으로도 충격이 계속될 거란 의미다.

김 회장은 “그간 다른 금융지주사나 은행은 최고경영자 교체기에 빅배스를 통해 부실을 정리해 왔지만 농협은 제 때 하지 못했다”고 고백한 뒤, “적자가 나더라도 한 번은 정리해야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농협금융의 배당을 주 수입원으로 삼는 대주주 농협중앙회와도 이 같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은 당분간 대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최대한 자제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조선ㆍ해운 등 5대 취약업종에 대한 신규여신은 당분간 취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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