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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 우승이 K리그에 던지는 메시지는?

입력
2016.05.0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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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일 레스터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한 가운데 레스터시티 팬들이 킹파워경기장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일 레스터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한 가운데 레스터시티 팬들이 킹파워경기장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골리앗을 꺾은 다윗에 비유되는 레스터시티의 성공스토리는 K리그 클래식에서 힘겹게 경쟁하는 시민구단들에 귀감이 된다.

1884년 창단한 레스터시티는 1ㆍ2부 리그를 오가다 1929년 1부 리그에서 준우승한 것이 팀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그들은 지난 시즌(14위)에도 겨우 1부 리그에 살아 남았다. 시즌 전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예견한 전문가는 당연히 없었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우승으로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프로스포츠계에 저비용 고효율 운영의 새 역사를 쓴 것으로 평가된다.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감독의 지도력이고 둘째 큰 돈을 쓰지 않고 실력 있는 알짜배기 선수를 잘 골라 하나로 만들었다.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5) 감독은 무명들을 모아 팀을 재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령이지만 개방적인 성격으로 젊은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 안에서 열정을 끄집어냈다. 실전에선 적재적소의 선수 배치와 교체, 뛰어난 용병술로 팀을 이끌었다.

레스터시티는 가난한 구단들에 희망의 빛을 제시했다. 핵심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다. 이탈리아 축구스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42)의 말처럼 레스터시티는 스포츠에서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구단의 현명한 투자와 좋은 감독, 기량을 갖춘 무명 선수들의 발굴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때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레스터시티가 온 몸으로 증명해냈다.

경기 내적으로도 본받을 점이 많았다. 레스터시티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예리한 역습이 더해지며 반란을 주도했다. 10개월의 장기 시즌에 최적화된 전술적 특징을 K리그 시민구단들이 벤치마킹을 할 만하다.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의 유소년 팀 선수 출신인 김태륭 KBS 축구 해설위원은 “재정이 약한 팀이 리그를 우승한다는 관점으로 본다면 레스터시티는 스카우트들이 적극 활동해 좋고 적합한 선수를 잘 찾아서 해냈다. 또 레스터시티는 감독이 노련하고 경험이 풍부하다. 나이가 많음에도 젊은 선수들과 소통을 잘했다. 그만큼 선수단을 잘 꾸렸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K리그의 시민구단들이 언젠가 레스터시티처럼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에 대해 김 위원은 “역시 감독이다. 감독과 스카우트들의 능력”이라며 “우리나라는 스카우트 체계가 잘 안 돼 있다. 꼭 필요한 선수를 찾아서 해야 되는데 풀 자체도 적고, 시민구단 같은 경우엔 필요하지 않은 선수를 외부에서 받는 경우도 많아 힘든 측면이 있긴 하다”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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