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 접근 1억4,000만원 뜯어내
거주지 바꾸고 변장하며 추적 피해
경찰, 추가 범행 등 여죄 추궁
전남 순천경찰서는 3일 대기업 임원 친인척 관계를 내세워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자녀를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교제비 등 명목으로 억대의 금품을 뜯어낸 이모(68)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 2012년 5월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 정모씨에게 접근해 “이종사촌 동생이 여수산단 대기업 부사장으로 있는데 아들을 취업시켜주겠다”며 3,000만원을 받는 등 2015년 8월까지 2명에게서 모두 3차례에 걸쳐 9,1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이씨는 구례지역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로부터 5,0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자녀들을 ‘뒷돈’을 줘서라도 대기업에 취업시킬 욕심에 편법인줄 알면서도 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순천의 한 시내버스 회사에서 운전하다 퇴직 후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던 이씨는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 착안해 대기업 임원으로 있는 친인척을 내세워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당시 이씨의 이종사촌 동생 김모씨가 실제 여수산단 내 유력 대기업의 공장장에 재직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김씨가 취업 청탁을 받았으나 이번 사건에는 연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 후 아들 이름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전남 보성인 거주지를 수시로 바꾸고 변장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적을 피해온 점으로 미뤄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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