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군단’ NC가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되찾고 있다. 지난달 28일까지 5할 승률에 못 미치는 10승11패로 공동 7위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롯데를 상대로 시즌 첫 3연전 싹쓸이 승리를 하면서 승수 마진을 2일 현재 +2로 바꾸며 3위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김경문(58) NC 감독이 “5할 승률만 잘 유지한다면 분명히 기회는 올 것”이라고 말한 대로 약속의 5월을 맞았다.
NC는 지난해 놀라운 5월을 보냈다. 당시 한 달 간 20승1무5패로 2009년 8월 KIA가 달성한 프로야구 역대 월간 최다승과 타이를 이뤘다. 1군 진입 3년차, 전력 보강 없이 누수만 생긴 마운드, 4월까지 10개 팀 중 9위에 처졌던 팀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성과였다.
일단 올해도 지난 시즌과 비슷한 여건을 만들었다.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힌 탓에 알게 모르게 부담을 느꼈던 선수단이 안정을 찾았다. 특히 2015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에릭 테임즈(30)가 ‘괴물 모드’로 다시 돌아갔다.
4월 셋째 주까지 2할3푼대의 저조한 타율로 부진했던 테임즈는 최근 타격 감을 완벽히 회복했다. 지난주 5경기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 3홈런 7타점을 몰아쳤다. 어느새 시즌 성적은 타율 0.337, 6홈런(공동 2위) 18타점(공동 8위)이 됐다. 올해 KBO리그 최고 3루수 박석민(31)의 영입으로 클린업 트리오를 강화한 NC는 테임즈가 중심을 잡자 상대 배터리에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톱 타자 박민우(23)도 5월 시작과 함께 ‘실책 공포증’을 털어내고 1군으로 돌아왔다. 신인왕 출신 2루수 박민우는 4월14일 삼성전에서 송구 실책 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가 나흘 뒤 2군에 갔다. 김 감독은 “(박)민우가 실책 후 심적으로 힘들어했다”며 “안정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충분히 주고 시기가 되면 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박민우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11경기에서 타율 0.304(46타수 14안타) 8득점 7타점 3도루다.
타선뿐 아니라 마운드에서도 팀의 기둥이 살아났다. 2015년 투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에릭 해커(33)가 시범경기 부진(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6.48)에 이어 지난달 1일 KIA와 시즌 개막전에서도 5⅔이닝 4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하고 승수도 4개를 챙겼다. 한 때 평균자책점 15.00을 찍었던 필승 계투조 최금강(27)도 2군을 다녀온 뒤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로 회복 조짐을 보였다.
투타에 걸쳐 안정을 찾은 NC는 대권 도전을 위한 탄력을 받았다. 특히 5월에는 지난해의 좋은 기억도 있다. 1위 두산과 승차는 5경기. 현재 NC의 상승세로 볼 때 격차는 커 보이지 않는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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