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에 기적 같은 우승을 안긴 주역들은 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1%의 확률을 현실로 만든 지금 그들은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성한 ‘여우군단(레스터시티 애칭)’ 주역 4인방을 조명한다.
공격수 제이미 바디(29ㆍ영국)
바디의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과거 치료용 목재 공장에서 일하며 아마추어 8부 리그 선수로 살던 그의 주급은 30만 파운드(4만8,000원)였다. 축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독하게 일과 축구를 병행해 7부와 6부, 5부 선수로 점차 발전하다가 2012년 당시 2부 리그였던 레스터시티로 이적해 인생역전 스토리를 썼다. 한 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그의 주급은 8만5,000파운드(1억3,700만원)에 달한다.
올 시즌 바디는 11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리그 신기록을 새로 썼고 현재까지 22골로 득점 3위에 올라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삼사자군단(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공격수 리야드 마레즈(25ㆍ알제리)
마레즈는 축구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축구를 시작했지만 성공가도를 타지는 못했다. 프랑스 5부 리그에서 뛰다 2012년 2부 리그의 르 아브르로 이적했지만 세 시즌 동안 6골을 넣는데 그쳤다. 무명에 가깝던 마레즈는 2013년 말 레스터시티로 이적해 전성기를 꽃피웠다. 올 시즌 17골11도움으로 우승컵 뿐 아니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뽑는 올해의 선수상까지 차지해 유럽 무대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 중 하나가 됐다.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30ㆍ덴마크)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이다. 16살의 나이에 맨체스터 시티에 입단했지만 대부분 하위 리그 팀에서 임대 생활을 했고 2009년 팀을 떠났다. 노츠 카운티와 리즈 유나이티드를 거쳐 2011년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인 레스터 시티에 자리잡았다. 레스터 시티에서는 첫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다섯 시즌째 레스터의 후방을 지키고 있는 그는 올 시즌 15차례의 무실점 경기를 기록하며 단단함을 자랑했다. 아버지의 이름을 벗어던지고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의 수문장이 됐다.
수비수 웨스 모건(32ㆍ영국)
레스터시티의 주장이다. 2002년 프로무대에 데뷔했으나 선수 경력의 대부분을 챔피언십과 리그 원(3부 리그)에서 보냈다. 10시즌간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헌신하다 2011~12시즌 지역 라이벌 팀인 레스터 시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당시 추정 이적료는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였다. 레스터시티 수비진의 핵심이 된 그는 2014년 선수 생활에서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밟는다.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었지만 그가 가진 리더십과 경험이 레스터 시티를 뒤에서 받쳤다. 지난 시즌 37경기를 치른데 이어 올 시즌 전 경기에 나섰다. 프리미어리그 입성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2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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