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감정가 대비 60~70%선 가격 형성… 발품 팔면 시세차익 노릴 수 있어
중고차ㆍ명품시계 등 동산 물건도 매물로
100% 온라인ㆍ모바일 입찰 방식

저금리에 지친 금융 재테크족들이 점차 다양한 대안 투자에 관심을 넓혀 가면서 그간 전문 투자가들의 영역이었던 ‘온비드’ (www.onbid.co.kr)에 주목하는 일반인들이 늘고 있다. 온비드는 공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02년부터 운영 중인 온라인 경매 장터다. ▦세금 체납 등으로 인한 압류 재산 ▦행정목적에 사용되지 않고 있는 국유ㆍ공유 재산 ▦공공기관 등이 자체 매각하는 부동산ㆍ자동차ㆍ기계장비ㆍ시설 운영사업권 등 정부나 공공기관 소유의 재산을 민간에 판매하는 일종의 공매 제도라 할 수 있다.
공매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온비드를 또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하는 사람들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11만9,000여명이던 온비드의 연간 입찰 참가자수는 지난해 15만4,000명으로 증가했고, 낙찰 금액도 같은 기간 3조5,000억원에서 8조6,000억원으로 2.5배 가까이 늘었다.

요즘은 온비드 활용법을 가입자들끼리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온비드가 주목 받는 이유는 우선 저렴한 가격이다. 잘만 활용하면 시세보다 싼 값에 괜찮은 물건을 챙길 수 있다. 압류 재산의 경우, 유찰될 때마다 매주 10%씩 최저 입찰가를 인하하는 가격결정 구조 덕에 유찰이 반복되면 최초의 최저 입찰가격 대비 25%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신뢰할 만한 다양한 물건이 나오는 점도 장점이다. 공공기관 보유 물품이 역시 공공기관(캠코)을 거쳐 판매되는 만큼 허위 매물이 거의 없다. 일반인들이 노려볼 만한 소액 부동산ㆍ동산 물건도 많다. 지난해 부동산 매각 물건 중엔 1,000만원 이하가 전체의 31%, 1,000만~3,000만원이 20%나 됐다. 특히 현장 입찰만 가능한 법원 경매와 달리, 온비드는 온라인ㆍ모바일 입찰 방식이어서 직장인 등의 참여도 편리하다.
온비드 활용한 부동산 재테크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온비드의 부동산 매물을 눈여겨볼 만 하다. 온비드의 모든 부동산 물건은 낙찰을 받더라도 부동산중개수수료(복비)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특히 원 소유주의 세금 체납 등으로 소유권이 정부로 넘어간 압류 부동산의 경우, 거래 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형성된다. 이정환 캠코 온비드사업부 팀장은 “압류재산은 세입자나 금융기관 등과 권리관계가 얽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낙찰 가격이 감정가 대비 60~70%선에서 형성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비드의 부동산 물건 가운데는 유찰이 3~6회 거듭되면서 최초 감정가의 30~40% 가까이 값이 떨어진 물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인천 소재 아파트를 온비드에서 낙찰 받은 A씨 사례를 보면, 최초 최저 입찰가(감정가)는 1억5,500만원이었지만 6번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1억850만원까지 낮아졌다. A씨는 낮아진 최저 입찰가보다 100만원(0.9%) 높은 1억950만원을 써내 감정가 대비 약 30% 낮은 값에 낙찰을 받았다.
다만 감정가가 실제 시세에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 해당 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지는 본인이 직접 발품을 팔아 알아본 뒤 낙찰 받아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압류재산의 경우,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파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시장에 내놓은 물건이 아니라 강제로 압류된 물건이기 때문이다. 건물 명도 책임 또한 낙찰자 본인에게 있다. 이정환 팀장은 “입찰 과정에서 기본적인 권리관계 정보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낙찰 받기 전에 압류나 근저당권이 있는지, 세입자가 있는지 등을 등기부 등본 통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입찰에 참가하고자 하는 부동산을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중고차, 명품시계 등 동산 물건도 다양
온비드에서는 부동산뿐 아니라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다양한 동산 물품이 거래된다. 지난달 공고돼 이달부터 입찰이 가능한 중고 물건만 해도 중고차, 콘도미니엄 회원권, 시스템 에어컨, 컴퓨터, 이동식 화장실, 소나무 원목, 헬스 기구 등 각양각색이다.
특히 중고차 거래가 활발하다. 공공기관이 내놓은 물건이라 중고차 매매의 최대 리스크인 허위매물 걱정을 덜 수 있다.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Car history)’를 통해 보험으로 처리한 수리비용 등 중고차 사고 이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소유자가 몇 번 바뀌었는지도 보여준다. 일반 중고차에 비해 관리 상태가 양호하고 주행거리 조작 우려가 적은, 공공기관에서 쓰던 중고차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다.
롤렉스 같은 명품시계 등도 온비드에서 거래된다. 공공기관이 내놓은 물건인데다, 대부분 감정평가서가 붙어 있어 모조품 우려가 덜하다. 이정환 팀장은 “외교관 등이 외국 정부에서 받은 명품 시계들은 관련법상 10만원 이상이면 국고로 귀속된다. 이런 제품은 한번도 쓰지 않은 새 물건이지만 정가보다 저렴하게 팔린다”고 말했다. 다만 동산 물품은 낙찰자 본인이 직접 물건을 인수해 와야 해, 입찰 참가 시 물건을 내놓은 공공기관의 위치를 감안해야 한다.
그 밖에 온비드에서는 국공립 학교나 지하철 지하상가 매점 등의 운영권도 매매가 되는데 권리금이 붙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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