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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당 체제의 원내 사령탑, 노련한 협상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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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당 체제의 원내 사령탑, 노련한 협상가가 필요하다

입력
2016.05.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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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인 새누리당은 3일,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하루 뒤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국민의당이 이미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한 바 있어 금명간 3당이 모두 원내사령탑을 갖추게 된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원내대표 선출은 각각 3파전, 6파전 양상으로 전개돼 예측을 불허한다.

그런데 여야 후보들의 언행으로 보아 총선 민의나 변화한 정치지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4ㆍ13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이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새누리당이 친박 중심의 공천 패권주의로 인해 수도권에서 참패를 면치 못하고,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야당에 교두보를 내두었다.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호남을 내주게 된 것 또한 친노ㆍ친문 패권주의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반발 심리가 컸다.

이런 선거 결과는 계파 패권주의에 대한 심판과 거부로 받아들여 마땅한데도 정작 여야 원내대표 후보들은 아직 경선 과정에서 친박이나 친노ㆍ친문 계파에 의지하려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입으로는 청산을 외치면서도 계파 표를 흡수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고, 여야 계파도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황이 엿보인다. 새누리당의 경우 선거참패 원인 제공자인 친박계 후보가 굳이 나선 것도 볼썽사납지만 “친박이 패배의식에 젖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걸 보면 현실인식의 괴리가 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여야 후보 가운데 정치지형의 변화에 걸맞은 비전과 상황 인식을 보여주는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당 후보의 경우 19대 국회 갈등과 비생산성의 큰 원인인 당청관계 변화는 물론 여야관계나 의정활동의 획기적 전환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또 일부 야당 후보는 예의 선명성 경쟁을 펼치고 있어 3당 정립구도와 어울리지 않는다. 3당 체제가 요구하는 원내사령탑은 힘에 기대는 패권주의자나 독선주의자, ‘싸가지’ 없는 정체성 우선 주의자가 아니라 의회주의에 입각한 협상가들이다. 갈등 조정 능력과 함께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는 대안 모색 능력, 자당은 물론 타당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품성까지 겸비한 인사라야 정치적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

20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의 어깨는 과거 어느 때보다 무겁다. 당권 향배가 불투명해서 당분간 원내대표 중심의 당 및 국회 운영이 실현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의 리더십이 20대 국회의 생산성이 크게 좌우하고, 후임에게도 본보기가 될 것이다. 여야 의원들이 각별히 신중하고 현명하게 원내사령탑 선출에 임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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