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군 엄마들이 만든 동극(童劇)이 지역 어린이와 어른들을 모두 홀렸다.
지난 1일 동극 ‘김득신을 만난 도깨비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 증평군립도서관 다목적홀. 어린이와 학부모 300여명이 몰린 객석은 뜨거웠다. 관객은 꿈을 찾아 먼 여정을 떠나는 주인공 ‘깨동이’와 한마음이 돼 연극 속으로 빠져들었다. 말썽꾸러기 꼬마도깨비인 깨동이는 여행 중 ‘혹부리영감’ ‘그물에 걸린 호랑이’등 동화 속 주인공을 만난다. 그 때마다 독서왕 김득신이 나타나 인생의 교훈을 하나씩 알려주고, 결국 깨동이는 “책을 열심히 읽어 훌륭한 이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이 연극은 증평지역 주부들로 구성된 ‘수수팥떡 동극단’이 만들었다. 동화 구연과 동극 공연을 위해 2012년 30대~60대 주부 10여명으로 출범한 이 극단은 올해 증평군 창조지역 사업의 하나로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하여 증평의 대표 문화브랜드인 독서왕 김득신과 도깨비를 소재로 작품 구상에 들어갔다.
극본은 허정남(42)씨가 쓰고, 연출은 극단 대표 연정숙(39)씨가 맡았다. 소품ㆍ의상 등 모든 것을 단원들이 손수 준비했다. 평생교육프로그램의 동화구연 지도사 과정 수료생들도 함께 공연에 참여했다.
애초 극단 측은 이번 첫 공연에 150명의 관객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데 300명이 넘는 관객이 몰리는 대성황을 이뤘다.
수수팥떡 동극단은 오는 21일 도담도담 작은도서관에서, 8월 18일 증평노인복지관에서 이 동극을 공연할 계획이다.
예정에는 없지만 지역 기관이나 단체에서 공연을 희망할 경우 단원들의 재능기부로 무료 공연을 벌일 계획이라고 극단측은 밝혔다.
증평군 김순기 평생교육팀장은 “가사 일로 바쁜 와중에도 멋진 동극을 선보인 수수팥떡 동극단의 열정에 감사드린다”며 “지역 문화브랜드를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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