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참여하지 않고 논문 저자에 이름을 올린 정부 출연 연구기관 소속 연구원들이 대거 적발됐다.
2일 감사원이 학술잡지 등에 제출한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화학연구원 소속 연구원 63명이 81편의 논문 저자로 무임승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전기연구원 소속 연구원 가운데서도 각각 22명(28편), 5명(6편)이 양심을 속이고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 세 연구원에서만 90명의 연구원이 115개 논문에 허위로 이름을 올린 사실을 적발한 것이다.
이들 중 한국화학연구원 소속 A씨의 경우, 과거에 자신이 작성한 논문 내용 중 일부가 인용됐다는 이유를 들며 주 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각 연구원 측에 ‘연구윤리 진실성 확보지침’ 등을 기준으로 90명에 대한 조사위원회 검증을 거친 뒤 결과에 따라 징계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들 세 연구원을 포함,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총 5개 연구기관의 R&D 관리실태도 감사했다. 그 결과 한국화학연구원의 A센터장은 2011년 1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민간업체로부터 총 3,000만원의 기술자문료를 수수한 사실이 적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7년 부설 원자력의학원을 분리 독립시킨 이후에도 중복해 연구과제 17개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항공 분야 수탁사업의 규모가 줄자 유휴 인력을 R&D 분야가 아닌 시설운영 사업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자의적으로 처리한 점이 지적됐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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