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ㆍ볼티모어)가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주전 경쟁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까. 경기에 나설 때마다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경쟁력에선 밀릴 게 없다.
볼티모어는 2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1-7로 졌다. 아직 좌완 선발을 상대로 한 번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현수는 이날 화이트삭스가 좌완 크리스 세일을 등판시키자 또 다시 결장했다. 전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로 나서 3안타를 몰아쳤지만 팀에서는 아직까지 김현수를 확실히 믿지 못하고 모양새다. 볼티모어는 좌익수로 놀란 레이몰드를 내고, 우익수로는 조이 리카드를 배치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에 머물며 주전 좌익수 경쟁에서 리카드에게 밀려난 김현수는 정규 시즌 들어서는 매우 제한적인 경기 출장 기회를 얻고 있다. 하지만 불규칙한 출장 속에서도 매 경기 출루에 성공했고,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는 3번의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대타로 출장한 2경기에서는 모두 안타를 때려내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시범경기까지 볼넷과 삼진이 각각 1개, 6개로 선구안에 의심을 받았지만 정규시즌 들어서는 볼넷 2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단 2번만 당했다. 김현수의 시즌 성적은 6경기에서 타율 0.600(15타수 9안타), 출루율은 0.647이다. 기록만으로는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휘어잡았던 ‘타격기계’의 위력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미 출발이 늦은 김현수는 경기 출장 수를 늘리기 위해 리카드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팀에서는 여전히 리카드를 더 중용하고 있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리카드가 조금씩 지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김현수에게는 청신호다. 리카드는 시범경기 맹타(타율 0.397)를 앞세워 주전 외야수 자리를 따냈지만 정규시즌이 흐를수록 방망이가 차갑게 식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162(37타수 6안타)에 그치고 있다. 시범경기에 부진했지만 정규시즌 들어 폭발하고 있는 김현수와 반대의 사이클이다.
송재우 한국스포츠경제 해설위원은 김현수의 출장이 적은 이유에 대해 “그동안 리카드가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김현수에게 기회가 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송 위원은 “현지 언론에서도 한계가 보이는 리카드를 포기하고 김현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리카드의 장타율, OPS가 낮은 부분이 지적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김현수가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율 0.278을 기록하고 있는 리카드는 장타율 0.392, OPS(출루율+장타율) 0.699에 머물고 있다. 김현수의 OPS는 1.314다.
송 위원은 “리카드의 페이스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김현수에게 곧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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