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역~봉은사역 630m 구간에 공항ㆍ철도ㆍ버스 환승센터 지어
코엑스ㆍ현대차GBC 등 상업시설도 연결
하루 58만명 대중교통 허브 기대
세계 유명 도시를 중심으로 지상에는 녹지와 문화시설을 늘리고 교통 인프라와 상업시설은 지하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하 복합환승센터에 편의시설을 더해 명소가 된 파리 서부 라데팡스나 뉴욕 펜역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에도 이 같은 대중교통환승시스템과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대규모 지하도시가 생긴다. 서울시가 지난해 프랑스 라데팡스를 모델로 구상에 들어갔던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기본 구상안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기본구상의 대상은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을 잇는 영동대로 630m 구간 지하다. 폭70m, 깊이 51m(지하 6층), 건축 연면적이 16만㎡에 이르는 공간으로 이곳에 통합철도역사와 지하버스환승센터, 도심공항터미널, 주차장, 상업ㆍ공공문화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우선 현재 계획 중인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KTX 동북부 연장, GTX-A, GTX-C, 남부광역급행철도, 위례~신사선 등 삼성역 경유 6개 철도노선 역사가 지하 3~6층에 통합 건설된다.
시는 코엑스와 현대차GBC,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계획이 예정대로 2023년 마무리되면 일대 교통 혼잡이 예상됨에 따라 구상안에 지하 2층 버스환승센터 설치 계획도 포함시켰다. 코엑스 내부에 있는 도심공항터미널도 영동대로 지하 1,2층으로 옮겨 공항철도, 공항버스 이용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지하 3층에는 관광버스 주차 수요 등을 고려해 대형차 중심의 주차공간을 마련한다. 도심공항터미널 탑승수속, 로비 공간 등을 제외한 지하 1층은 시민 편의공간으로 꾸민다.
광역적 교통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의 중요한 목표는 시민 모두가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도시공간 조성이다. 영동대로 지하시설 16만㎡에 연결되는 코엑스몰(16만 5,000㎡), 새로 건립되는 현대차 GBC쇼핑몰(9만 6,000㎡)까지 더하면 이 지역에 42만㎡ 규모의 지하도시가 들어서게 된다. 잠실야구장 30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지하복합공간이 될 전망이다.
시는 타당성 평가 등을 거쳐 연말에 광역복합환승센터 지정까지 마칠 계획이다. 내년에는 상반기 중 국제설계 공모 등 방식으로 설계하고 연말에 우선 시공분을 착공해 GBC 건물이 준공되는 2021년말에 삼성∼동탄 광역철도 구간을 우선 개통한다는 목표다.
총 사업비는 1조 1,691억원으로 국비 4,105억원, 시비 5,069억원, 민자가 2,517억원이다. 시 투자분은 현대차 공공기여와 교통개선대책부담금으로 충당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한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총괄한다. 철도 통합역사, 버스환승센터, 공항터미널, 기타 지하공간 전반 공사는 서울시가 맡고 광역철도 궤도 등 시스템 분야 공사는 국토부(한국철도시설공단)가 맡는다. 서울시는 조만간 국토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강남구 등을 포함한 추진협의체를 꾸릴 예정이다.
시는 통합역사가 모두 개통되면 하루 평균 이용객 58만명이 넘어 영동대로 일대가 국내 최대 대중교통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철도 이용객은 서울역 하루 평균 이용객(32만명)보다 많은 40만명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신용목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유동인구에 비해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서울 동남권에 대중교통 중심 환경을 만들고 도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편해 영동대로 일대를 국제적 명소로 키우겠다”며 “1만 2,000명 일자리 창출, 연 평균 2조 5,000억원 생산 유발 효과와 함께 6개 노선 통합 시공으로 4,500여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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