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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응답하라 19대 국회

입력
2016.05.0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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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준비가 한창이다. 각 당은 선거 결과를 뒤로하고 지도부 구성에 분주하다. 원내대표는 누가 되느냐, 전당대회는 연기하느냐 마느냐, 전당대회를 진행한다면 당대표는 누가 되어야 마땅할까 등의 논의로 숨 가쁘다. 이런 광경을 보며 매우 개운치 않은 느낌이 엄습해 온다. 아직 19대 국회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과 정치 혐오를 가져온 19대 국회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4년 임기로 따져볼 때 마지막 한 달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19대 총선에서 각 정당이 내걸었던 공약에 대한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는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을 잘했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돌아보고 20대 국회가 이를 교훈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20대 국회의원 선거 운동으로 허비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한 달 동안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당하다. 국회의원 선거기간에도 부질없이 지급되었던 국민의 혈세인 세비는 마지막 한 달에도 어김없이 지급될 것이기 때문이다. 19대 국회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우선 청년 문제이다. 지난 대선 이후 누가 보아도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세대갈등을 우리는 겪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각종 대안을 내놓는다고 했지만 번번이 2030세대의 기대치를 비켜갔다. 4년의 국회 활동 기간에 안전 문제로 수많은 고귀한 생명이 사고로 희생되었고 세대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심지어 자신이 사는 이 땅을 지옥에 비유하는 ‘헬조선’이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할 지경이었다. 다이아몬드 수저, 금 수저 논란이 불거지며 ‘계층 사다리’는 붕괴하였고 미생(未生)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출산과 보육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출산율이 낮다고만 탓할 뿐 정작 누리보육예산으로 보육절벽에 내몰린 학부모들을 향해 성의 있는 대책 한번 내놓지 못한 국회였다. 임기 마지막 시점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교육청은 보육예산과 관련해 힘겨루기하고 있고 이를 가장 전면에 나서 국민의 처지를 대변해야 할 국회는 선거 이후 개점휴업상태에 있다. 경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때 세계 1, 2위를 자랑하며 대한민국 산업의 상징이었던 조선과 해운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 가뜩이나 취업의 기회가 힘든 요즈음 대량 해고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 대표기관이고 가장 국민 경제에 민감했어야 할 19대 국회는 어디 있었는가. 19대 국회의원 공천과정에서도 경제 전문가를 영입한다고, 청년운동가에게 공천해 준다고 소리 질렀던 패기만만했던 그 국회는 어디로 갔는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주춤했던 20대 투표율이 이번 총선에서 출구조사 결과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그리고 집권 여당을 지지했었던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상당수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19대 국회를 평가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최소한의 존재 근거가 될 수 있는 50점(100점 만점)에도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19대 국회를 추억하면 기억하고 싶다는 의지보다 빨리 잊어버리고 싶다는 감정이 더 우선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최선 속에는 왜 국민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된 데에 대한 처절한 책임이 함께 라야 한다. 국회가 밉다고 국회를 그리고 정치를 없앨 순 없다. 잘못된 점을 고치라고 두 눈 부릅뜨고 가르쳐 주어야 할 일이다. 5월에는 어린이날이 있다. 아이들에게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 맹세나 다름없다. 앞으로도 국회의원을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도 19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약속한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응답하라 19대 국회.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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