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스카이라운지에서 바라본 구장 전경. FC서울 제공
지난 3월 개막한 K리그 클래식이 8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했다. 총 40여만 명이 경기를 보기 위해 축구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경기당 약 9,000명의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구단들의 마케팅 전쟁은 또 다른 볼거리다.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축구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여전히 유니폼이다. 전통적인 유니폼 외의 축구장 마케팅은 티켓 및 좌석 차별화 전쟁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구단마다 다양한 종류의 프리미엄 특별석을 내세워 짭짤한 수익 증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도권
수도권 구단의 대표주자는 올 시즌 유일하게 평균 관중이 2만명(3경기 평균 1만9,486명)에 육박하는 FC서울이다. 서울의 구장 내 주력 상품은 스카이 펍이다. 구단 자료에 따르면 리그 경기 기준(3경기)으로 성인 3만원 요금의 지정석(200석)이 모두 매진됐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자랑이자 효자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한 스카이 펍은 2군데로 나눠져 있고 한 경기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400명이다. 올 시즌 홈 3경기 동안 1,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시즌 개막 후 단 3경기 만에 성인 기준으로 지정석 매출 1,800만원, 비지정석(성인 2만5,000원)은 1,000만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경기당 900여만 원으로 올 시즌 리그 총 16경기로 환산하면 1억5,000만원 상당의 매출이 기대된다.
서울의 경우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된 2016시즌 유니폼도 7,000장 물량이 거의 완판 돼 추가 제작에 들어간 상황일 만큼 인기몰이다.
라이벌 수원 삼성에서는 올해부터 생긴 '칭타오 페스티벌 존'이 인기를 얻고 있다. 수원은 올 시즌 관중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VIP 데스크 석과 연간회원을 위한 블루라운지 등 프리미엄 좌석을 새로 단장했다. 이 중 신 수익원으로 떠오른 쪽은 중국 칭타오 맥주와 스폰서십을 맺어 구장 한쪽에 설치한 '칭타오 페스티벌 존'이라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원한 칭타오 맥주와 닭꼬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존이 팬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맥주와 같이 판매하는 닭꼬치도 그렇게 잘 팔린다고 들었다"며 "매출액은 다 합쳐서 경기당 1,000만원 정도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수원은 정규리그 기준 홈에서 16경기를 치른다. 따라서 총 매출액 1억6,000만원이 예상된다.
최근 여러 구설수에 휩싸였지만 K리그 경기장 중 최고 시설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가진 인천 유나이티드는 팬들이 방문하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 인천Utd 스카이라운지 내부 모습. 인천 구단 제공
1,000만원 고가로 화제를 모은 플래티늄 11 시즌권은 총 11장 가운데 9장이 팔렸다. 대중적인 '볼메존 테이블석'도 입 소문을 타고 있다. 맥주 후원사 '볼비어'와 CGV 인천권역 지점과 연계로 만들어진 테이블 좌석으로 맥주 3캔과 고메팝콘 안주가 기본 제공된다. 좌석당 1만5,000원인데 개막전 68개(102만원)가 모두 팔린 뒤 36석(54만원), 44석(66만원)으로 꾸준한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당 약 75만원 매출로 16경기로 환산하면 1,200만원이다. 여기에 케이터링과 프리미엄 좌석 관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본격 개봉한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3~4월 홈 경기는 스카이라운지 개장에 앞선 사전 오픈 행사로 진행됐고 본격 판매는 5월부터"라고 기대했다. 스카이라운지는 개인별 구매의 장점이 있는 공간으로 티켓가는 3만원이다.
◇ 비수도권
비수도권의 대표 주자는 K리그 2연패에 빛나는 전북 현대다. 전북은 올 시즌 8라운드 현재 홈 5경기 평균 1만6,456명(총 8만2,279명)을 끌어 모으며 전체 관중 수에서 1경기를 덜 치른 수원 삼성을 약 2만명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찾는 사람이 많은 만큼 구장 내 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이다. 전북이 밀고 있는 축구장 내 상품은 이벤트 존이다. 전북 관계자는 "24경기 기준 2015년의 총 입장 티켓 수입에서 이벤트 존의 수익 비율은 5.47%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체 4만2,000석 중 불과 247석인 이벤트 존임을 감안할 때 입장수익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티켓가가 높아도 좌석 만족도가 높으면 고객은 티켓을 구입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구단 측은 설명했다.
전북은 2011년 이벤트 존을 최초 운영해 이듬해 스페셜 존으로 확대했고 2013년엔 커플석/가족석을 추가했다. 작년에는 치맥(치킨+맥주) 존을 12석 증설하는 등 노력을 거듭한 결과 첫해 2,623만원대에 머물던 이벤트존 수익이 지난해 1억1,280만원으로 약 5배 수직 상승했다. 팬 서비스를 일부 더 보완할 예정인 올해 예상 수익은 1억2,700만원에 이를 걸로 구단은 추산하고 있다.
▲ 상주 상무 최전방GP 초소 좌석 모습. 상주 구단 제공
시장은 작지만 어느 구단보다 이색 마케팅에 적극적인 상주 상무도 빼놓을 수 없다. 상주 마케팅의 키워드는 '밀리터리'다. 구단의 약점(군팀의 특수성)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워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강점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축구장 내에 최전방 GP초소라는 가변석을 운영하는 것이 좋은 예다. 총 120석 규모의 프리미엄 좌석(4인석 기준 10만원)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90석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원(하루 225만원, 16경기 환산 3,600만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 내 후원업체를 통한 피자헛 테이블석(총 10석)도 경기당 평균 8석(4만원)이 차며 관중편의 제공과 지역후원업체의 매출 증대를 위한 상생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홈 경기 때마다 황금마차(군대 이동식 매점) 운영 및 군대리아(500개) 뽀글이(100개) 건프레이크(500개) 딸기몽쉘(120박스) 전투식량비빔밥(500개)을 무료로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상주 구단 관계자는 "군대 마케팅 쪽에 주력하는 건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이라며 "군대리아나 전투식량을 나눠준 것도 추후 판매 계획에 따라 시식을 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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