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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깜짝 놀랐다

입력
2016.05.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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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세돌

흑 알파고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9> 앞서 이미 설명했듯이 대국 당시 ‘신의 한 수’라 불렸던 백△가 실은 ‘안 되는 수’였다. 만일 알파고가 정확하게 응수했다면 이번 4국 역시 이세돌의 패배로 끝날 뻔 했다. 지금이라도 흑이 <참고1도> 1로 호구 친 다음 2 때 3으로 따내면 백이 안 된다. 4, 6으로 단수 쳐도 7으로 빠져 나와서 그만이다.(5 … △) 따라서 <참고2도> 1이면 백이 2~6으로 둬서 중앙에서 소득을 올리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이랬으면 아직도 흑에게 승산이 있었다.

사실 <참고1도>는 크게 어렵지 않은 수순이다. 하지만 대국 당시 알파고는 이 수를 찾아내지 못했다.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자신의 SNS에서 “알파고는 대국 당시 백△를 1만 분의 1의 확률로 보고 전혀 고려대상에 넣지 않았다. 그래서 이 수를 접하고 깜짝 놀랐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백△가 놓이기 직전까지 알파고는 자신의 승리 확률을 70% 정도로 보고 있었지만 이때부터 승리 확률이 50% 이하로 뚝 떨어졌고 알파고의 행마가 갑자기 갈팡질팡하기 시작한다.

1, 3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선수 활용이라 할 수 있지만 5, 7은 모두 명백한 손해다. 결국 일파고가 <참고1도>를 발견하지 못하고 9로 백돌을 그냥 따냈고 이세돌이 얼른 10으로 젖혀서 이제는 확실히 수가 났다. 이세돌이 마침내 사상 최강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약점을 정확히 공략해서 성공을 거뒀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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