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 불가피할 듯
성동조선 채권단이 올 상반기까지 신규 수주 물량이 없을 경우 야드(Yardㆍ조선소 작업장) 두 곳 중 한 곳(1번 야드)을 잠정 폐쇄키로 했다. 성동조선의 생산 능력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인력 감축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성동조선 채권단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계획안을 마련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탱커(유류 등 액체화물 운반 선박) 생산 조선사인 성동조선은 한때 수주량 기준 세계 8위까지 올랐으나 201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올해까지 7년째 채권단의 구조조정을 받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의 금융채무 3조5,000억원 가운데 대출금 1조2,000억원 등 총 2조원의 채권을 보유한 주채권은행이지만, 막대한 정책자금을 쏟아 붓고도 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최근 정부의 조선ㆍ해운 등 경기민감업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대책을 요구받자 기존보다 강화된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채권단은 우선 올 6월말까지 신규 수주 물량이 없을 경우 현재 가동 중인 2곳 야드 중 한 곳을 잠정 폐쇄하거나, 다른 조선사가 위탁하는 부품을 생산하는 블록공장으로 전환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신규 수주 물량이 한 건도 없는 성동조선은 앞으로도 신규 수주가 없으면 야드 가동률이 2년 뒤엔 0%가 된다.
성동조선은 경남 통영시에 1~3번까지 총 3개의 야드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3번 야드는 현재 현대산업개발과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다. 3번 야드에 이어 1번 야드까지 폐쇄를 검토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야드를 없애더라도 가능한 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인력 감축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부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동조선은 직접고용 인력 1,900여명, 협력사 파견 인력 6,000여명 등 총 8,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어 인력 감축이 단행되면 지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수주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채권단은 올 6월 그리스에서 열리는 선박 박람회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시황은 올 1분기 국내 전체 조선사에 수주 물량이 한 건도 없을 정도로 나쁘다. 지난해 8월 조선사 ‘빅3’ 중 한 곳인 삼성중공업과 맺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경영협력 협약도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상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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