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대 시기 논란… 2인 인터뷰
더불어민주당에서 새로운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의 연기 또는 조기 개최를 결정할 국회의원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3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당대회가 연말로 연기되면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그 때까지 당권을 쥐게 된다. 추미애 의원이 1일 “김 대표 체제의 유지는 호남포기”라고 공개 주장하는 등 당내 논란과 긴장은 높아가고 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4선)과 정성호 의원(3선)에게 반대와 찬성의 입장을 들어봤다. 두 정치인은 당내 중도성향 중진 모임인 ‘통합행동’ 에서 함께 활동 중이다.
“전대 미루면 대선 가까워 계파 대립 더 심해질 것”
‘연기 반대’ 송영길 당선자
_전당대회를 지금 열면 또 편이 갈리고 당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전당대회를 미루는 게 낫지 않나.
“19대 국회에서 친노(친 노무현), 비노로 갈려 싸웠고 당 지지율을 깎아 내린 원인이 됐다. 이번에 미루면 대선이 더 가까워진 시점에 전대를 치러야 한다. 대선 후보를 놓고 계파 대립이 더 첨예해 질 수 있다. 지금이 도리어 계파 갈등이 덜 할 때다. 친노 진영 대표 후보도 없지 않은가.”
_국회 개원, 정기국회 등에 충실 하려면 전대를 가을 이후에 여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
“전대를 가급적 정기국회 전에 끝내 새 지도부를 통해 총선에 반영된 민의를 당 운영에 반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무너진 호남 민심을 되찾기 위해 새 지도부 구성은 필수적이다. 정기 국회 등 국회 운영이나 입법은 새 원내대표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_김종인 대표가 총선 승리에 공을 세웠으니 더 맡겨도 되지 않나.
“새누리당의 색깔 논쟁, 북풍 공격을 막고 박근혜 정부를 경제 심판론으로 견제한 공이 크다. 하지만 ‘비례대표 2번 셀프 공천’ 등으로 당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도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발언처럼 당의 기본 방향과 어긋나는 발언은 당을 어수선하게 하고 있다. 20대 국회가 열리면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에게 이런 발언은 좋은 먹잇감이 된다. 김 대표에게 의존해 정권교체를 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이다. 3ㆍ4ㆍ5선 의원들은 핫바지인가.”
“김종인 이후 당 기강 잡혀. 좀더 자리잡을 시간 필요”
‘연기 찬성’ 정성호 의원
_비대위는 총선용 임시 체제이다. 이제 전당대회를 여는 게 순리 아닌가.
“유권자들이 총선에서 우리에게 1당을 준 뜻을 잘 봐야 한다. 민생과 경제 이슈에 좀 더 집중해 해결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 국민들에게는 당 대표가 누군지가 중요하지 않다. 올해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11월부터 전대를 치르면 된다.”
_전당대회를 연말, 연초에 열면 대선후보를 놓고 또 다른 계파 갈등이 생겨 혼란스러울 수 있다.
“당장 전대를 열면 의원들이 자리를 바라며 후보들에게 줄서기 할 가능성이 높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47%나 되는 초선 의원들은 지금 대표 경선이 열리면 휩쓸릴 수 있고 당은 무질서에 빠진다. 일단 당이 좀 더 자리를 잡는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당선자들을 상대로 한 사정 정국이 다가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당이 똘똘 뭉쳐 있어야 한다.”
_김종인 대표가 공도 세웠지만 셀프 공천 등으로 당에 피해를 주지 않았나.
“그간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는 기강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온 다음에는 적어도 기강이 잘못됐다거나 하는 문제는 없지 않나. 경제민주화 이슈로 당의 무게 중심을 확실히 잡았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는 게 필요하고 김 대표보다 이를 잘 할 수 있는 대안도 현실적으로 없지 않은가.”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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