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주는 유흥업소 취직시켜줄 테니 취업보증금 내.”
대전 유성의 유흥업소 관리자를 사칭해 젊은 구직자를 상대로 유흥업소 관련 직종에 취직시켜주겠다고 속여 수 천 만원을 가로챈 20대 사기범이 덜미를 잡혔다. 이 사기범은 알고 보니 지난해 같은 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수배자 신세였다.
대전동부경찰서는 청년 실업자를 대상으로 취업사기 행각을 벌인 김모(26)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23일부터 올 3월 1일까지 스마트폰 SNS를 이용해 B(23)씨 등 7명에게 접근, 유흥업소 관련 일자리를 소개시켜주겠다며 취업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총 26차례에 걸쳐 3,700만원을 가로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자신을 유성 일대 유흥업소 관리 전무라고 사칭하며 유성 일대 주류 재고 관리 업무, 여성 전용 마사지샵, 유흥업소 관리 종업원 등의 일을 알선해주겠다고 구직자들을 유혹했다. 특히 시간당 몇 만원씩 받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취업보증금을 반드시 먼저 내야(선납) 한다”고 속였다.
김씨는 또 돈이 없는 피해자들에게는 대부업체까지 알선, 대출받게 해 돈을 가로챘다. 이와 함께 “신용조회를 위해선 휴대폰을 개통한 뒤 나한테 줘야 한다”고 속여 1인당 최대 3대씩 받은 뒤 이를 인터넷을 통해 처분해 돈을 챙기기도 했다.
김 씨는 앞서 지난해 같은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됐지만 벌금 2,400만원을 내지 않아 수배된 상태였다.
김 씨는 경찰에서 “휴대폰 구직 어플 등에 취업 희망글이 많은 것을 보고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년 취업난을 틈탄 취업 알선 사기가 잇따르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청년 실업자들에게 금전적 피해와 정신적 고통까지 주는 이런 범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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