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난민 팀에 대해 “승패에 관계없이 그들은 정신적인 챔피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성화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사무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로 자신의 조국을 떠나야만 했던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메달을 놓고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그들은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로 난민 팀이 구성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깃발을 들고 출전한다. 1944년생으로 6ㆍ25 전쟁을 목격했던 반기문 총장은 “난민 팀은 이번 대회에서 재능 있고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승패에 관계없이 그들은 이미 챔피언이며 나는 그들을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성화가 유엔 사무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를루스 누스만 리우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세상을 좀 더 좋은 쪽으로 바꾸는 역할을 유엔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함께 자리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역시 “IOC는 전 세계 난민들에게 ‘세계는 여러분을 잊지 않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며 “올림픽 정신이 갖는 의미는 그런 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3월2일 IOC 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난민 팀이 다른 팀과 동등한 자격으로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다”면서 “난민 문제가 고조된 상황 속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난민 팀은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IOC의 의지에 따라 지난달 말 그리스 아테네 지역에서는 2012년 시리아 내전 도중 한쪽 다리를 잃은 난민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수영 선수 출신인 이브라힘 알 후세인으로 2012년 시리아 내전 도중 벌어진 공습에서 오른쪽 다리 아랫부분을 잃었다.
올림픽 성화는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하루를 보낸 뒤 남미 대륙으로 출발, 3일 개최국 브라질에 도착할 예정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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