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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콘트리트’ 친박 사분오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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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콘트리트’ 친박 사분오열 위기

입력
2016.04.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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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탈계파” 원내대표 도전

최경환 제지에도 실리 택해

대통령과 정책 불화로 멀어진

유승민ㆍ진영 등과 다른 차원

서청원ㆍ최경환 지지후보 이견說

이학재ㆍ주광덕은 혁신모임 가담

곳곳 분화 징후… 가속화 전망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 참석하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 참석하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새누리당 친박계가 당의 주류가 된 이래 전례 없는 사분오열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친박계였던 유기준 의원이 청와대와 친박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의 제지에도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을 여권에선 ‘콘크리트 친박’의 균열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 시간이 지날수록 친박의 분화 및 해체는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 대표 권한대행인 원유철 원내대표는 29일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인 나경원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를 잇따라 만나 합의추대 조율을 시도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내대표는 본보 통화에서 “4ㆍ13 총선 패배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원내대표 경선에서 또다시 당내 갈등이 표출되면 안 된다는 의견을 충분히 전했다”고 말했다. 특히 신박으로 분류되는 원 원내대표는 유 의원도 전날 만나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선거로 전락될까 걱정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세 후보 중 양보 의사를 밝힌 의원은 없었다. 원 원내대표는 “원칙적으로는 모두 공감했으나 출마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친박의 분화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불화 끝에 사이가 멀어진 인사들의 경우와는는 성격이 다르다. 이른바 ‘짤박’(짤린 친박), ‘탈박’(脫 친박)으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과 이혜훈 당선자,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모두 박 대통령의 경제ㆍ복지 정책 기조나 소통 방식, 공약 불이행을 비판하다 멀어진 인사들이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친박의 세포분열은 각자의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측면이 크다. 실제로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최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계의 출마를 자제시키려 한다는 시나리오는 최 의원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내에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또 유 의원이 최 의원의 만류에도 탈계파를 선언하며 원내대표 출마를 감행한 것도 결국 각자도생의 방편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선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과 최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갈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의 개인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이학재 의원과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주광덕 당선자가 총선 이후 비박계가 주도하는 새누리당 혁신모임에 가담한 것을 계파 분화의 징후로 보기도 한다. 이학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박 내부 사태에 대해 “블랙코미디를 보는 거고 예전에 봉숭아학당 같은 거라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개탄했다.

친박계가 형성된 것은 한나라당 17대 대선 후보 경선을 1년 앞둔 2006년 무렵이다. 이후 2007년 경쟁자였던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승리, 2012년 박 대통령 당선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10년 만에 찾아온 친박계의 분화는 어느 정도 예고됐던 일이다. 다만 친박계를 대표할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총선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과 친박계를 향한 민심의 심판이 그 시기를 앞당겼다는 관측이다. 한때 박 대통령의 참모였던 한 여권 인사는 “예전 같았으면 친박 핵심부에서 지침을 내리면 대통령의 뜻인지 알 길이 없어도 알아서 눈치 보며 굽혀왔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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