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제시하자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각국이 우려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이 친분을 기대하며 반색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서방 주요국들은 주요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집중 거론한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일제히 비난했다. 독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탈냉전 시대에서 외교정책이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시대의 변화를 어떤 미국 대통령도 거스를 수 없다"며 "미국 우선주의는 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스웨덴 총리와 외무장관을 지낸 칼 빌트는 "민주주의 동맹과 가치 모두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분위기가 달랐다. CNN은 트럼프에 긍정적인 러시아인들의 발언을 전하며 "트럼프의 외교정책 발표가 러시아에서는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앞서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에서는 트럼프가 실제 집권하면 두 정상 사이에 '브로맨스'(이성애자인 남성 간의 친밀한 관계)를 기대하는 분위기까지 번졌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를 "의심할 여지 없이 총명하고 재능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고 트럼프는 "푸틴을 좋아한다"고 화답했다. 러시아는 나토 동맹에 부정적이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 트럼프 구상에도 환영을 표시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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