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각자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의 주식을 맞바꾸는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했다. 3세 경영 체제에 접어드는 신세계그룹에서 이마트는 오빠인 정 부회장이, 신세계백화점은 여동생인 정 총괄사장이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된 것이다.
신세계는 시간외매매를 통해 정용진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주식을 정유경 사장이 사들이고, 정 사장이 가진 이마트 주식을 정 부회장이 매수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매가 이뤄진 주식은 정 사장이 가진 이마트 지분 2.52%(70만1,203주ㆍ약 1,287억원) 전부와 정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7.32%(72만203주ㆍ약 1,523억원) 전부다. 이로써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7.32%에서 9.83%로 높아졌고, 정 사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2.51%에서 9.83%가 됐다.
주식 교환을 통해 정용진 부회장은 동생인 정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신세계 주식을 모두 정리했고, 정유경 사장은 이마트 지분을 오빠에게 모두 넘기는 대신 정 부회장보다 낮았던 신세계 지분율이 높아졌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하면서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고 당시 정유경 부사장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이 같은 후계 구도 정리를 예고했다. 1996년 입사한 정 사장은 2009년 백화점부문 부사장에서 6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와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노 브랜드’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이마트를 챙기고 있다. 다음달 3일에는 정 부회장의 야심작인 통합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4호점이 판교에 문을 연다. 지난해 6월 일산 이마트에 첫 선을 보인 일렉트로마트는 20억~30억원 규모의 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는 기업형슈퍼마켓인 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위드미 등 유통 계열사와 함께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신세계프라퍼티(복합쇼핑몰), 조선호텔 등도 거느리고 있다.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ㆍ신세계톰보이(패션),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ㆍ비디비치코스메틱(화장품), 신세계디에프(면세) 등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임원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밝힌 그룹의 각 사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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