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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ㆍ해운 구조조정에… 은행권은 충당금 쇼크

입력
2016.04.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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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ㆍ해운 구조조정에… 은행권은 충당금 쇼크

농협은행 1분기 순이익 64% 줄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조선ㆍ해운업계 구조조정 여파로 NH농협은행의 순이익이 6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충당금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이다.

29일 NH농협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농협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2%(578억원) 줄어든 3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당기순이익 감소는 조선ㆍ해운사에 빌려준 대출금을 농협은행이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실 여신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 그만큼 당기순이익은 감소한다. 농협은행의 올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1.9% 늘어난 3,32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창명해운의 충당금이 1,94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채권단 자율협약을 받고 있는 STX조선(413억원), 현대상선(247억원)의 충당금 적립금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선박금융이 한창 인기 있던 시절 농협이 뒤늦게 대규모 대출에 나섰다가 제 때 회수하지 못해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이 악화하면서 농협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35%(482억원) 감소한 894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농협금융은 “올해 조선ㆍ해운업 부실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증대, 비용 효율화를 통해 목표 수익 달성에 매진하고 건전성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농협은행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다른 시중은행도 향후 구조조정에 대비해 적잖은 충당금을 쌓았다. 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은행 4곳의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6,107억원으로 경남기업 법정관리,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등 대형 구조조정이 발생한 지난해 1분기의 충당금 전입액(8,406억원)의 73%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조조정 본격화에 앞서 부실을 미리 털고 가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서 규정보다 더 많이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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