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냐 아니면 한국계냐.’
올 시즌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10개 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은 단 한번의 ‘예외’를 제외하고 한국(계)이 휩쓸었다. 한국이 4승, 한국계가 5승을 거뒀다. 특히 한국계는 최근 4연승으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허미정(27ㆍ하나금융)이 한국계 선수들의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저지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미정은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컨트리클럽(파71ㆍ6,462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작성했다.
오전조로 먼저 라운드를 끝낸 허미정은 나란히 4언더파 67타를 친 유소연(26ㆍ하나금융) 지은희(30ㆍ한화) 제리나 필러(31ㆍ미국)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를 지켜냈다. 10번홀부터 출발한 선두 허미정은 파 행진으로 예열한 뒤 15번홀부터 1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로 도약했다. 5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으나 8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낚았다. 5개홀 연속 버디 및 이날 퍼트수가 단 27개에 불과했던 허미정은 경기 후 “샷은 별로였는데 퍼팅감이 정말 좋았다”고 웃었다.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LPGA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이후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우승까지 5년이 걸렸던 허미정으로서는 다시 16개월 만에 ‘안방’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허미정은 미국 진출 후 텍사스주에 터를 잡았다. 허미정의 집은 라스 콜리나 골프장에서 35분 거리에 위치해 지리적인 이점을 가졌다. LPGA 공식 홈페이지도 “텍사스는 허미정의 홈”이라면서 “집이 가까워 5년 전부터 사용하던 오래된 퍼터를 새 퍼터로 바꿔올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승세인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허미정은 기아 클래식 12위,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14위에 오른 뒤 지난주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2013년과 2015년 이 대회 우승에 빛나는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28ㆍKB금융그룹)가 결장한 가운데 한국 선수들은 3언더파 68타로 공동 5위에 자리한 양희영(27ㆍPNS) 김세영(23ㆍ미래에셋) 신지은(24ㆍ한화)까지 총 6명이 상위권을 점령해 4개 대회 연속 한국계 선수(리디아 고 2회, 이민지 1회, 노무라 하루 1회)들의 우승 독식을 저지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 선수가 우승하게 되면 지난 3월 21일 애리조나주에서 끝난 JTBC 파운더스컵 우승자 김세영 이후 한 달여 만이 된다.

올 시즌 준우승만 3번 차지한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는 2언더파 69타로 1라운드를 마치고 공동 9위에 올랐다. 맏언니 박세리(39ㆍ하나금융)는 첫날 1타를 잃고 공동 53위권에 포진했다. 박세리는 16번홀에서 범한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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