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를 활용해 금연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권고가 나왔다. 전자담배가 흡연습관을 지속시키기 때문에 금연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2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왕립의사협회의 권고와 보고서를 인용해 “전자담배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은 최고의 금연 도구이다”고 소개했다.
왕립의사협회 권고의 이론적 기반이 된 로버트 웨스트 런던대학 교수 연구진의 영국 월별 가계동향자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니코틴 패치보다 전자담배를 사용할 경우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50%나 높았다. 연구팀은 2014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 흡연자 2만여명이 전자담배를 이용해 금연에 성공했다고 추정했다.
왕립의사협회는 런던대의 연구결과 등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전자담배보다 일반 담배를 흡연할 때 20배 가량 더 위험하다”라며 “전자담배를 사용할 때 장기적으로 니코틴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존 브리턴 영국 담배ㆍ알코올 학회장은 “전자담배는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며 “오랫동안 이어져온 금연 방법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NYT는 전자담배가 금연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지금까지 미국에서 이뤄졌던 연구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그동안 전자담배가 청소년들이 담배를 배우는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며 그 부작용에 주목해왔다.
미 연방 질병통제센터는 이번 보고서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논평을 하지 않으면서도 “현재로써는 전자담배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금연 도구라 말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자담배 해악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온 스탠턴 글랜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NYT에 “영국 왕립의사협회가 5년 뒤에는 모두가 후회할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케네스 워너 미시간대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한쪽은 아직 증명되지 않은 가상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잠재적 효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왕립의사협회 보고서 내용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원준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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