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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피차이 “알파고 승리는 변곡점…승자는 결국 인류”

입력
2016.04.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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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미국인인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지난달 바둑 대결을 언급하면서 “알파고의 승리는 문자 그대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다”라며 “AI와의 경쟁에서 결국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피차이는 28일(현지시간)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연례 CEO 서한에서 구글의 지난해 성과를 언급한 후 AI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했다.

피차이는 서한에서 “알파고는 지난달 바둑 최고 고수를 이긴 최초의 프로그램이 됐다”라며 “앞으로 AI가 일상적인 업무는 물론 기후변화 대응과 암 등 중증질환 치료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미 CNBC는 피차이의 발언이 AI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고 지적했다.

알파고의 승리를 전후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립자, 스티븐 호킹,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은 AI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공개적인 AI지지’를 피해왔다. 자칫 AI의 급성장이 인류의 안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AI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피차이의 이번 발언은 AI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결국 인류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차이는 더불어 “지금까지 구글은 컴퓨터 휴대폰 손목시계 자동차 가상현실(VR) 등 여러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성과를 이뤄냈다”라며 “앞으로 이들 기기는 모두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컴퓨터 자체가 일상을 돕는 똑똑한 보조원이 될 것이며 기계라는 개념은 점차 사라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며 “세계는 모바일 퍼스트가 아닌 AI 퍼스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피차이는 CEO로서 먼 미래에 대한 전망뿐 아니라 구글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보다 많은 콘텐츠를 보다 다양한 장소에 담겠다’는 전략적 지향점을 내세우면서 “구글플레이와 유튜브 등 동영상 채널에 더욱 많은 콘텐츠를 담아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모바일 공간에 대한 투자도 계속해서 늘려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피차이는 서한 말미에서 “기술발전은 우리가 생산하는 기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술을 통해 정보를 모두 공평하게 나눠 갖는 궁극적인 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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