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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원내대표 출마 싸고 친박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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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원내대표 출마 싸고 친박 ‘자중지란’

입력
2016.04.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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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친박 단일 후보 아니다”

최경환, 출마 불가론 정면 제기

유 “친박ㆍ비박 용어 없어져야”

탈박 선언 후 출마 강행

한선교는 유ㆍ최 싸잡아 비판

“여권 주류 분열의 신호탄” 해석

유기준(왼쪽)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이명수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기준(왼쪽)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이명수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의 반대 속에 같은 계파의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강행했다. 4ㆍ13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친박계가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 대 비박’ 구도로 흐르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내부 교통정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이다. 총선 참패 이후 여소야대 국면을 맞은 여권 주류의 분열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28일 친박계 내부에서는 유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둘러싸고 의견 일치가 되지 않는 자중지란의 풍경이 연출됐다. 총선 이후 칩거해온 최 의원은 이날 침묵을 깨고 본보 통화에서 “유기준 의원은 친박 단일 후보가 아니다”라며 ‘출마불가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선거가 끝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친박과 비박을 나눠서 싸우면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자숙하는 의미에서 친박 후보가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공개적으로 불가론을 제기한 것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고려 중인 친박계 유 의원과 홍문종 의원을 만나 만류에 나섰지만, 유 의원은 뜻을 접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출마를 강행했다. 유 의원은 “저부터 탈계파하고 앞으로는 친박, 비박의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아예 ‘탈박 선언’을 했다. 그는 “당장 저부터 친박후보라는 지칭을 하지 말아 달라”며 “이제 친박ㆍ비박이라는 용어는 완전히 없어져야 하며 고어사전에 등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비박계 3선인 이명수 의원을 지명했다.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한선교 의원도 이날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친박 단일후보란 말인가’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이가 총선 패배를 마치 남의 집 일로 돌려 말한다”면서 “최 의원도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으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유 의원과 최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유 의원의 탈계파 선언이 던진 파장은 컸지만 계파의 다수가 추종하는 최 의원에 비하면 당내 영향력이 크지 않고, 친박계가 집단으로 움직이면 당선 가능성도 떨어져 그의 ‘반란’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날 자중지란을 기점으로 친박계가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탈박 도미노’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최 의원의 공개 비토가 원내대표는 비박계에 양보하되 당권은 자신을 비롯한 친박계가 갖겠다는 구상이 틀어진 데 따른 반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친박 의원들에게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지 말라 해놓고 본인이 당 대표를 하려고 전당대회에 나선다는 것이 말이 되겠느냐”고 일축했다.

한편 비박계로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중인 4선 중진 김재경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후보들과 당내 5선 이상 중진이 모두 모여 원내대표단을 (경선 없이) 합의 추대하자”고 제안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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