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출신 영화인들이 재능 기부로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을 소재 삼아 영화를 만들고 있다.
28일 청주대에 따르면 연극영화과 출신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꾸려 세계 최고(最古)금속활자본인 직지 이야기를 담은 영화 ‘우리’를 제작 중이다.
1시간 30분짜리의 영화는 청주대 연극영화과 85학번인 채승훈(50)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촬영감독은 같은 85학번이자 단짝 친구인 동우필름 김영철(50)대표가 맡았다. 총괄PD는 84학번 황의권(51)씨, PD는 85학번 김기훈(50)씨다.
영화의 주요 인물인 달잠역은 83학번 홍진웅(52)씨, 석찬역은 90학번 김광영(46)씨, 묘덕역은 07학번 권유진(29)씨가 각각 연기했다. 편집에는 87학번 경민채(48)씨가 참여했다.
제작진 50여명 가운데 절반이 청주대 연극영화과 출신이다. 이들은 재능기부로 영화 제작에 나섰다. 모두 “청주의 자랑인 직지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흔쾌히 영화제작에 참여했다. 부족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4,000여만원을 모아 제작비에 보태기도 했다.
영화는 역사 멜로물이다. 줄거리는 승려 백운화상과 그의 제자인 달잠과 석찬, 묘덕이 직지를 만드는 데 생애를 바친다는 내용. 석찬과 묘덕이 각각 정원과 우리로 환생해 장애를 초월한 사랑을 나누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극이 전개된다.
시나리오를 쓴 채승훈 감독은 “직지 하권의 ‘스님 백운화상이 원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부처 말씀을 채록해 고려로 왔다. 석찬과 달잠이 이를 알리려 금속활자를 만들었고, 비구니 묘덕이 시주해 직지를 완성했다’는 내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역사적 소재에 멜로 드라마를 가미해 애틋하면서도 동시에 경건한 직지 제작 과정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채 감독은 모두가 정보를 함께 공유한다는 평등사상이 직지에 담겨있다는 생각에 영화 제목을 ‘우리’로 정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제작에 들어간 영화는 촬영을 마치고 현재 편집 작업이 한창이다. 제작팀은 후반부 편집을 서둘러 오는 9월 청주에서 열리는 ‘직지코리아’ 축제 기간에 개봉할 참이다. 직지가 타국(프랑스)에 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이슈화하기 위해 칸느 등 국제영화제에도 출품키로 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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