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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숨소리까지 생생… 양키스타디움 부럽잖은 ‘라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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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숨소리까지 생생… 양키스타디움 부럽잖은 ‘라팍’

입력
2016.04.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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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하늘에서 보면 팔각형 다이아몬드 구조가 두드러진다. 대구시 제공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하늘에서 보면 팔각형 다이아몬드 구조가 두드러진다. 대구시 제공

수준 높은 시설ㆍ다채로운 관중석

남녀노소 찾는 ‘녹색 야구공원’

대구의 새 랜드마크 자리매김

스포츠 테마파크 조성 계획에

인근엔 의료단지 개발도 추진

한국판 ‘도쿄돔시티’ 꿈꿔

“안녕하세요. 삼성라이온즈 이승엽입니다. 이번 역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있는 대공원역입니다.”

26일 오후 6시쯤 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뜻하지 않은 목소리의 안내방송에 역내는 술렁거렸다. 인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야구경기 관람을 위해 이 곳을 찾은 대구 시민들은 “역시 새 야구장이라서 첫인상부터 다르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라팍’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대구 수성구 야구전설로 1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선수 중심의 야구장에서 탈피, 관중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며 대구 야구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인근에 각종 스포츠시설과 수성의료단지 개발까지 완료되면 스포츠와 레저를 아우르는 한국판 ‘도쿄돔시티(요미우리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도쿄돔 주변에 각종 레저시설이 들어선 도심형 휴식공간)’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경기가 열렸던 대구 북구 고성동 옛 시민운동장 야구장이 선수 위주였다면 라팍은 선수와 관중의 눈높이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었다. 20∼30대 위주였던 야구인구를 50대 이상의 장년층과 여성, 초중고생까지 흡수, 세대통합형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지난 1일 개장 시구를 한 라팍에는 유독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라팍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팔각 다이아몬드 야구장이었다. 그러다보니 하부 스탠드의 익사이팅존에서 1ㆍ3루 베이스까지 거리가 18.3m에 불과했다. 귀를 쫑긋 세우면 수비수와 주자의 대화도 들릴 듯 했다.

이 곳을 찾은 한 관람객은 “3루를 도는 선수들 숨소리가 들릴 정도“라며 “5층에서 보는데도 바로 눈앞에서 경기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라팍 전광판도 명물이었다. 가로 36m, 세로 20.4m의 전광판은 국내 야구장 중 가장 밝은데다 사각지대마저 없었다.

야경이 아름다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대구시 제공
야경이 아름다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대구시 제공

야간경기인데도 공의 궤적을 좇는 야구팬들의 눈동자에는 생기가 돌았다. 경기장 조도를 보면 내야는 3,000룩스, 외야는 2,000룩스로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준인 내야 2,500, 외야 1,500룩스를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4ㆍ5층 상부 스탠드에 서보니 선수들을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돌출형인 이 스탠드는 다른 야구장보다 평균 7.4m 정도 선수들과 가까운 구조였다.

라팍을 처음 찾는 관중이면 3층 통로를 따라 어김없이 구석구석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폭 8m에 칸막이가 없는 통로에서는 이동 중에도 경기관람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또 관중석도 잔디석, 익사이팅존, 파티플로어, 테이블석, 패밀리석, 홈런커플석, 모래놀이석, 서포터즈석, 스윗박스 등 가지각색이어서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달 들어 라팍을 다섯 번 찾았다는 최영민(25ㆍ회사원)씨는 “23일 경기 때는 친구 6명이 1인당 4만원하는 3루 내야 테이블석에서 치킨과 피자, 맥주로 하루를 즐겼다”며 “옛날 야구장에 비해 선수들의 세밀한 플레이까지 눈에 확 들어온다“고 말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비가 내린 27일 그라운드를 국내 최대 규모의 방수포로 가리고 있다. 비가 그치면 금방이라도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비가 내린 27일 그라운드를 국내 최대 규모의 방수포로 가리고 있다. 비가 그치면 금방이라도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라팍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변에 121m 높이의 천을산과 저수지인 연호지가 있고, 경기장 둘레로 산책로가 나 있어 평소에도 동네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람길, 잔디광장이 돋보이는 녹색 야구공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또 라팍 일대는 반경 1㎞ 안에 대구스타디움과 대구육상진흥센터, 대구미술관이 있어 스포츠와 문화로 특화되고 있다. 대구스타디움은 월드컵과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로 이름을 떨쳤고 대구육상진흥센터에는 전국 육상주자들의 전지훈련이 끊이지 않고 있다. 라팍에서 경기가 열리면 이곳 주차장에서 야구장까지 셔틀버스가 쉼 없이 달린다.

2011년 육상대회때 관중 수송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시는 라팍 개장을 계기로 도시철도 3호선 종점인 수성구 범물동에서 대구스타디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첨단의료복합단지, 동구 신서혁신도시를 모노레일로 잇는 방안을 본격 추진 중이다.

4ㆍ13총선 대구 수성갑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도 선거 기간 중 라팍 일대 개발계획을 공약으로 제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김 당선자는 라팍 주변 3만3,000㎡ 공간에 아시아 최초 가상현실 스포츠 체험활동 공간과 실내 아웃도어 스포츠시설 등이 들어서는 ‘스포츠 테마파크’ 조성 계획을 밝혔다. 이 일대에 야구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삼성라이온즈 박물관을 유치, 미국의 ‘양키스 스타디움’과 흡사한 대한민국 야구 메카로 조성한다는 야심이다.

라팍에서 도로 하나 넘어 추진 중인 수성의료지구 경제자유구역 개발도 이 일대 개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도건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수성의료단지를 복합의료쇼핑단지로 건립하면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인력과 호텔에 필요한 서비스직, 쇼핑몰 종사자, R&D단지 내 개발자 등 각종 행정ㆍ운영 인력이 필요하다”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 수성의료단지 주변으로 지식서비스산업이 꽃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1층 삼성선수식당에 26-28일치 선수 식단표가 붙어있다. 선수들의 운동량을 감안한 식단이 엄청 푸짐하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1층 삼성선수식당에 26-28일치 선수 식단표가 붙어있다. 선수들의 운동량을 감안한 식단이 엄청 푸짐하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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