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레포에서 폭격기의 공습으로 국경없는의사회(MSF) 소속 의사들이 지원 중인 병원이 파괴돼 의사 3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숨졌다. 지난 22일부터 이어진 정부군과 반군 양측 간 포격으로 186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지고 휴전합의도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28일(현지시간) MSF와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27일 알레포의 반군 점령지역에 위치한 알쿠드스 병원 일대가 소속 불명의 비행기에 폭격당해 파괴됐다. MSF는 트위터를 통해 의사 3명이 숨졌다고 밝혔고 알자지라는 총 희생자가 20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희생당한 의료진 가운데는 알레포에서 활동해 온 유일한 소아과 의사 와심 모아즈 박사도 있었다. MSF는 “알쿠드스 병원은 MSF의 활동으로 널리 알려진 장소”라며 “이에 대한 공격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의 사상자 통계를 기록하는 영국 시민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 공격이 정부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시리아 정부군은 이를 부인했다. 대신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은 정부군 점령지인 북부 알레포에 반군이 포격을 가해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SOHR은 지난 6일간 정부군과 반군 점령지를 막론하고 알레포에서 최소 18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2월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는 데 합의했지만 이슬람 국가(IS)와 알카에다 분파 알누스라전선은 휴전협정에서 제외됐다. 4월 들어서는 알레포를 둘러싼 적대행위가 증가해 휴전협정도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스테판 드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27일 시리아 평화회담이 진행 중인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48시간 동안 시리아인은 25분마다 1명씩 사망하고 13분마다 1명씩 부상을 입었다”며 “휴전 상태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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