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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제리 맥과이어' 탄생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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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제리 맥과이어' 탄생 멀지 않았다

입력
2016.04.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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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스포츠 협회 워크숍 현장/사진=KPSA 제공

한국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5개 종목 및 7개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27~28일 충남 안면도에서 양일간 진행된 '2016 프로 스포츠 마케팅 워크숍'의 화두 중 하나는 에이전트 제도다. 첫날 주제를 발제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차관이 "새로운 스포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김 차관은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의 첫 번째가 에이전트"라며 "제리 맥과이어(미국 에이전트 세계를 다룬 명화)라는 영화를 본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에이전트를 꿈꿨나. 스포츠 마케터들은 초중고의 롤모델이자 선택 받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공공기관 운동 팀부터 에이전트 계약을 의무화하겠다"며 에이전트 제도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임을 확실히 했다.

프로 스포츠계에 에이전트 필요성과 당위성이 제기된 지는 오래다. 일반적으로 에이전트는 선수 권익 보호를 위한 차원으로 인식되지만 정부의 생각은 훨씬 광범위하다. 종합적 선수 매니지먼트라는 스포츠 신 시장을 창출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궁극적인 목표점이 있다. 결국 스포츠 산업의 주변 파이를 키워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다는 것이다.

에이전트가 생기면 선수는 협상력이 보완되고 구단은 대리인과 계약을 통한 선수와의 직접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산업적으로는 스포츠 마케팅 기업의 대형화 및 창업이 촉진되고 광고ㆍ스폰서십 시장이 만들어지며 선수ㆍ중계권의 국가 간 거래를 담당하는 국내 전문가가 양산되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다.

그러나 구단들은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에이전트와 실랑이가 굉장히 피곤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연봉 지출이 늘어날 걸 우려하고 있다. 주체인 구단이 싫어하니까 리그 전체가 싫어하는 것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국내 에이전트 시장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체부의 국내 에이전트 현황 진단에 따르면 그나마 축구가 등록 중개인 59명에 총 중계계약 131건, 중계 수수료 9억4,477만2,500원으로 낫다. 농구는 등록 중개인이 149명인데 외국인 선수에 한정돼 있어 국내 선수 에이전트 등록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 야구는 규정엔 있으나 아직 시행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문체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6년 하반기에 시행 시기를 마련할 예정이다. 배구는 규약을 통해 에이전트 개입을 아예 금지하고 있어 규정 개정 작업부터 손봐야 한다.

김 차관은 "선수 연봉 다 합쳐봤자 800억원밖에 안 되는데 무슨 에이전트냐는 식의 생각이 없어져야 한다"며 "결국은 구단의 이득이다. 에이전트가 선수를 돌봐줘 선수 생명이 길어질수록 구단에 도움이 된다. 필요하면 한다. 시장의 논리대로 가야 된다. 이번 정부는 스포츠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제도적으로 선수 에이전트뿐 아니라 이벤트 에이전트 시장도 키울 생각이다. 수많은 이벤트가 열리지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시설 관리 에이전트도 구상 중이다. 즉 한국형 통합 에이전트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가 중요 산업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이상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의 생각대로라면 한국판 제리 맥과이어가 봇물 터지듯 탄생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한편 이번 워크숍은 현장에서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5개 종목의 7개 단체가 처음으로 모여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는 평가였다. 둘째 날 시상식에서는 홍보ㆍ마케팅 최우수구단으로 야구 기아 타이거즈, 축구 수원 삼성, 농구 SK 나이츠, 배구 현대캐피탈이 각각 수상했다. 골프 부문 특별상은 스카이72가 탔고 대상은 야구 kt 위즈에게 돌아갔다.

안면도=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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