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행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도 현행 -0.1%를 고수하기로 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양적완화 확대가 보류된 탓에 닛케이지수가 3% 이상 급락하고 엔화가치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행 완화정책의 침투 정도를 확인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정책결정위원 9명 중 8명이 현행 통화정책 유지에 표를 던졌고 9명 중 7명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데 찬성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저유가와 경기불투명 상황이 지속되면서 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효과를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투자 및 대출로 이어지는데 최소한 6개월 가량은 걸린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보자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일각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내달 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제대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BOJ의 대규모 추가완화는 마지막 수단인 만큼 현단계에선 아껴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BOJ는 이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0.8%에서 0.5%로, 내년은 1.8%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아베 정부가 내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 달성 시기도 내년으로 연기했다. 연쇄 지진으로 피해가 큰 구마모토(熊本) 지역 금융기관에 3,000억엔(약 3조1,365억원)의 대출 지원도 결정했다.
발표 직후, 닛케이지수는 급락세로 전환했다. 추가 금융완화 기대감으로 오전 중에는 전날보다 최고 1.6%까지 올랐지만 BOJ 발표에 실망감이 퍼지면서 오후장이 개장하자마자 폭락세를 보여 결국 전날보다 3.61%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최근 약세를 보이던 엔화가치도 치솟았다. 오전 한때 달러당 111.88엔까지 오르던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오후 들어 108.77엔까지 빠졌다.
한편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0.50%인 현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결정했다. 연준은 “미국의 일자리 증가가 견고하지만 경제활동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위원회는 물가지표와 글로벌경제 및 금융 진전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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