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국인 투자ㆍ인구 급증 탓
세종ㆍ충남 등은 공시가 하락
서초 트라움5차 11년째 전국 최고
올해 전국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5.97% 상승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공시가격이 9년 만에 최대폭으로 뛴 것이다. 특히 제주도는 인구 급증 탓에 공시가격이 25.67%나 폭등했다. 정부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하기 때문에 공동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1,200만 가구의 공시가격을 29일 관보에 게재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5.97%)은 지난해(3.12%)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2007년(22.73%)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 거래가 크게 늘어난데다, 혁신도시 등 지역 개발로 주택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권역별로는 인천을 뺀 광역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8.63% 올랐고, 가격공시 공동주택의 약 53%가 몰린 수도권은 5.72% 상승했다. 나머지 도 지역은 3.99% 뛰었다.
시ㆍ도별로는 제주도의 상승률이 단연 높았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5.67%나 치솟아 2위인 광주(15.42%)와 3위 대구(14.18%)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높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는 공동주택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구가 급증했고, 외국인투자 증가, 제2공항 등 개발사업으로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종(-0.84%), 충남(-0.06%) 등은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세종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랐으나 그 주변인 조치원읍 등이 떨어졌고 충남은 천안ㆍ아산권에 공동주택 공급물량 증가로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가격대 별로 보면 올해 공시가 기준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공동주택이 지난해보다 6.43% 올라 다른 구간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난 여파로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이 가격대에 많이 몰린 탓으로 보인다. 3억~6억원 구간이 6.19%, 6억~9억원 구간이 6.24% 올랐고, 1억~2억 구간은 5.84% 상승했다.
1가구 1주택 기준 종부세 과세 대상인 9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지난해 5만2,199가구에서 올해 6만4,638가구로 23.82% 늘었다.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11년째 전국 최고가를 유지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트라움하우스5차(전용 273.6m²)로,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4.05% 오른 63억6,000만원이었다.
한편 이날 각 시ㆍ군ㆍ구에서 공개한 개별단독주택(399만가구)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4.29% 상승했고, 공동주택과 마찬가지로 제주도가 16.50%로 가장 크게 뛰었다. 최고가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소유 주택(연면적 3,422㎡ㆍ1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공시가격이 13.46%(21억원) 올랐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