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약세 속 이례적 열기
부산이 올해 전국 청약 경쟁률 최고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지방의 기존주택이 하락세로 돌아서 고전하는 것과 반대로 분양시장은 펄펄 끓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GS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일대에 짓는 ‘마린시티자이’는 27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18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만1,076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450대 1, 최고 경쟁률은 837대 1(전용 84㎡A)에 이른다. 이는 올해 전국 아파트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인 동시에 부산에선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 단지는 청약 전까지만 해도 3.3㎡당 평균 분양가가 1,655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아 흥행을 점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김필문 마린시티자이 분양소장은 “바다 조망이 가능한 부산 아파트는 대부분 대형인데 반해 이 단지는 모든 가구가 바다 조망권을 갖는 중소형 단지라는 희소가치가 있어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마린시티자이는 지하6층~지상 49층, 총 258가구로 이루어 졌는데 모두 전용면적 80~84㎡로만 구성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산의 분양 열기는 이례적이다. 지난해에도 부산은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100% 청약률을 기록했다. 총 53개 분양 단지 중 50곳이 1순위 마감했고, 나머지도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분양 시장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은 올해도 부산만은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 1, 2위(부산 연산동 ‘연산더샵’ㆍ239대1) 모두 부산에서 나왔을 정도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청약 통장 가입기간이 6개월로 짧고 전매 제한이 없다는 것 외에도 부산에는 최근 분양하는 단지들에 혁신도시, 해운대, 역세권, 좋은 학군 등의 호재가 많아 투자자들이 여전히 몰리고 있다”며 “재고주택은 취득세 문제와 대출규제(5월 이후) 등 장벽이 있는 반면, 분양권은 투자자들이 쉽게 웃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라 당분간 부산의 분양시장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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