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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집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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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집이 너무 크다

입력
2016.04.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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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세돌

흑 알파고

참고도
참고도

<장면 6> 중앙 흑의 울타리에 A의 단점이 남아 있으므로 일파고가 1, 3으로 지켜둔 건 당연하다. 이세돌도 4로 꼬부려서 우변 흑돌의 근거를 없앴다. 현장 해설자 송태곤 9단은 “큰 바꿔치기가 될 것 같다.”며 <참고도>를 그려 보였다. 상변 흑집이 엄청 크지만 백도 여기저기 실리가 많아서 피차 만만치 않은 형세다.

실전에서는 알파고가 5로 좀 더 욕심을 냈다. 중앙을 최대한 키우면서 우변 흑돌이 움직이는 수단을 노리고 있다. <참고도> 정도로는 확실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백도 이제는 흑진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이세돌이 10분 가량 고민하다 6으로 삭감을 꾀했지만 알파고가 침착하게 7로 지킨 게 좋은 수다. 결과적으로 <참고도> 1 때 백이 2로 두지 않고 백A, 흑B를 먼저 교환한 셈이어서 오히려 우변 흑돌이 움직이는 뒷맛이 더욱 강력해졌다.

이제는 시간도 부족하다. 알파고는 아직 1시간 이상 남았지만 이세돌은 30분도 채 안 남았다. 이 장면에서 20분이 넘게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면서 생각에 잠겼다가 문득 시계를 쳐다보고 화들짝 놀란 듯 황급한 손길로 8로 끊었다. 뭔가 변화를 구하려는 것이지만 알파고는 설마 무슨 수가 나겠냐는 듯 노타임으로 9로 응수했다. 자칫하면 괜히 보태준 수가 될 것 같다. 이렇게 되고 보니 앞서 6과 7의 교환이 더욱 아깝다. “상변 흑집이 너무 커졌는데요, 자꾸 불안한 생각이 듭니다.”(송태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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