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의 심사기간이 업계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합병 불허론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예상보다 지연되자 합병을 반대하는 쪽의 주장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합병 반대측에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통신·방송시장의 경쟁 질서에 혼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역 유선방송 독과점 심화, 결합상품을 통한 이동통신시장 지배력 전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통합방송법과의 충돌, 콘텐츠 산업발전 저해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업자 뿐만이 아니라 학계와 민주노총·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경쟁 제한, 방송의 공정성 저해의 이유를 들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언론노조, 참여연대, KT새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서대문 민주광장, 통신공공성시민포럼 등 14개 단체는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이용자 권리보장을 위한 시민실천행동'이라는 조직을 결성해 정부가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1일 이번 사안에 대한 두 번째 반대의견서를 내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것과 전혀 상관 없다고 밝히며 막대한 자본을 들여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SK텔레콤의 정책이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기조와 역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 분석 리포트를 보면 SKT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료방송 점유율 제한에 따른 가입자 모집경쟁이 완화되고 결합상품을 통한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으로 TV 1인당 매출(ARPU)가 상승한다는 것. 특히 SK텔레콤이 재판매를 통한 초고속 가입자 증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해 경쟁 활성화를 주장하는 SK텔레콤과 정면 배치된다고 합병 반대 측은 설명했다.
더불어 합병 반대 측은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 인수합병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규정상 M&A 심사 관련 법정기간은 120일이지만 현재 140여일을 넘기면서 결국 합병이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외의 사례를 보면 심사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합병이 철회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컴캐스트(Comcast)와 타임워너 케이블(TimeWarner Cable)은 합병 철회까지 14개월이 걸렸고 영국 이동통신사 오투(O2)와 쓰리(Three) 간 합병도 심사기간이 오래 걸려 불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FCC(미국), EU(유럽) 등 해외 규제기관은 통신·방송 기업의 결합 문제에 대해 강력한 기준으로 심사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경쟁위원회(FTC)가 지난해 결론을 낸 합병 건들도 거래 발표부터 정부 결정까지 평균 10개월 이상 걸렸다.
이에 대해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법정기간은 120일이지만 자료 보정에 포함되는 기간은 제외된다"며 심사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음을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도 합병이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떤 사안보다도 신중하고 공정하게 심사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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