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블레스티지 완판 효과
매매가 상승세 잠실까지 번져
재건축 후발주자들도 기대감
3.3㎡당 4500만원 육박 예상도
일각 “입지따라 양극화” 전망
래미안 블레스티지(주공2단지) 이후 서울 강남 개포지구에서 두 번째 재건축 주자로 나서는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은 현재 분양가 조정이 검토되고 있다. 당초 3.3㎡당 평균 3,500만원대로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지난달 30일 블레스티지가 이 보다 200만원 이상 높은 분양가에도 완판되자 조합원 사이에서 가격을 올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이 뿐 아니다. 재건축 사업 속도가 더딘 주변 단지에 투기꾼들이 몰리면서 호가가 수천만원씩 치솟고 있고, 매매가 상승세는 인근 잠실로까지 번지고 있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송파구 재건축의 바로미터인 잠실주공5단지 매매가가 한달 새 3,000만원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부동산시장이 ‘블레스티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개포지구가 처음으로 사업성을 인정받자, 주변 부동산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2월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이어갔던 시장은 ‘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 이후로 뜨겁게 달궈지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전달에 비해 0.02% 오르며 3개월 만에 보합세에서 벗어났다고 27일 밝혔다. 이런 전국 집값의 상승세는 서울 강남이 주도하고 있다. 이달 지방은 여전히 보합에 머문 반면 서울은 0.08% 상승해 전달(0.01%)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개포지구가 있는 강남구는 이달 0.25% 급등했다.
주간 단위로 보면 강남구는 3월7일까지만 해도 하락세였지만, ‘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이 시작된 후부터 오름세로 전환됐다. 전용 49㎡형의 분양가가 역대 최고인 3.3㎡당 4,495만원에 책정됐다는 소식, 청약경쟁률이 최고 78대 1까지 치솟았다는 소식, 그리고 계약이 100% 완판됐다는 소식 등이 전해질 때마다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예상을 넘어선 분양가에도 분양이 대성공을 거둬, 그 기대심리가 인근 재건축 단지뿐만 아니라 강남 전역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개포지구 일원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할 예정인 ‘래미안 루체하임’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는 현대건설이 재건축하는 개포3단지(디 에이치)도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블레스티지발 훈풍 지속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7월 일반분양에 들어갈 ‘디 에이치’도 지금 같은 추세라면 3.3㎡당 평균 분양가가 4,500만원에 육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속도가 붙지 못했던 개포주공 6ㆍ7단지에도 영향을 미쳐 연내 조합설립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효과가 일시적일 거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물량이 쏟아지는 다음달부터는 입지가 좋은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간 분양성적이 극단적으로 나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일 팀장은 “현재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상승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강남 재건축 물량뿐만 아니라, 강북 재개발 분양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이 결과에 따라 블레스티지 효과는 금방 식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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