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 당대회… 외신기자단에 3일 입북 요구
축제분위기 띄우려면 2일 이전에는 터뜨려야
美 ISIS, “풍계리 움직임 사라져… 핵실험 준비 끝낸 듯”
향후 대미협상 카드로 남겨둘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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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달 6일 당대회를 개최하기로 발표하면서 5차 핵실험 여부를 판가름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실제 핵 도발을 강행한다면 정치일정상 이번 주말 전후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향후 대미협상을 위해 핵 카드를 남겨둘 것이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북한이 5차 핵실험에 나설 유인은 충분하다. 2012년 4월 헌법에 명시한 ‘핵ㆍ경제 병진노선’은 지난 4년간 김정은 체제를 떠받쳐온 주춧돌이었다.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대회는 핵무기를 치적으로 내세워 어떻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선전하는 자리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4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물질의 위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만큼, 다음단계인 소형화된 핵탄두의 폭발력을 확인해야 안정적인 핵개발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김정은이 지난달 15일 “이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여러 종류의 탄도로켓을 시험 발사하라”고 지시한 이래 북한은 핵탄두와 기폭장치를 공개하고, 무수단 중거리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는 등 일사천리로 움직이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모든 준비가 끝나 있는 상태다.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6일(현지시간) “지난 22일과 25일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 갱도 주변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막바지 준비를 위해 지난주까지 분주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국가정보원도 27일 국회 보고에서 “4차 핵실험 때 5차 핵실험 준비도 다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4개월 만의 핵실험이지만,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당대회 취재차 초청한 외신기자들에게 3일 입국하라고 통보했다. 행사를 국제사회에 알려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체제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3일 이후 핵실험에 나선다면 스스로 잔칫상에 잿가루를 뿌리는 격이다. 당대회는 뒷전이고 모든 관심이 핵실험에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당대회의 여러 준비상황을 감안하면 1주일 정도 앞둔 이번 주말 전후가 북한 주민들에게 핵실험의 성과를 최대치로 각인시킬 수 있는 적기”라고 관측했다.
다만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리수용 외무상이 대화공세를 폈던 터라, 물밑 조율을 통한 향후 북미대화를 염두에 두고 핵실험을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명분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반도 주변국들이 더 혹독한 대북제재를 공언한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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