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재체 보호 페어링에 보호장치 아닌 화약폭발 흔적
2012년 은하3호와 사이즈 같아… 사실상 쌍둥이 미사일
북한이 설 연휴기간이던 지난 2월 7일 발사한 광명성 4호 잔해에서 폭발흔적이 발견됐다. 위성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장거리 미사일인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로 간주된다. 2012년 발사한 장거리미사일과 크기가 같고 제작시기도 비슷한 쌍둥이미사일인 점도 확인됐다.
우리 군 관계자는 27일 “2월 발사 당시 서해에서 수거한 페어링(위성 보호덮개)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보호장치가 아닌 화약폭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대로 위성이라면 페어링 부위에 탑재체를 보호하기 위한 진동충격 방지장치나 발사 때 소음을 줄이기 위한 음향담요 등을 장착해야 한다.
하지만 잔해물의 페어링 안쪽으로 화약폭발로 인한 검댕이 흔적이 남아 있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에 그을음이 묻게 되면 전지판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서 “정상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도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사한 장거리미사일은 2012년 은하3호 미사일과 1단 엔진노즐과 중간단의 직경ㆍ길이 등 동체의 크기가 일치했고, 가속모터도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수거된 연료탱크 잔해물에 적힌 ‘광명성’의 ‘성’자 옆 부분이 볼록해 페인트를 벗겨보니 은하 3호의 숫자 ‘3’이 나타났다. 북한이 2012년에 두 미사일을 함께 제작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미사일에서는 2012년 당시 식별되지 않은 부식방지용 불소성분이 연료에 첨가된 것으로 파악됐다. 군 전문가는 “불소성분이 들어가면 연료를 좀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대부분 액체연료를 사용하는데 부식의 위험성 때문에 한번 주입하면 통상 1~2주안에 발사해야 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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