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10-10’은 양궁과 유도에 달렸다. 대한체육회는 27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리우올림픽(8월 5일 개막) D-100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한국은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10위 이내 드는‘10-10’이 목표다. 밤과 낮이 뒤바뀌는 12시간의 시차, 낯선 기후와 신생아 소두증(뇌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것)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주의보 등을 넘어야 한다. 선수단은 전통의 효자 종목인 양궁과 유도의 쌍끌이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합동 기자회견에는 김정행ㆍ강영중 대한체육회 공동회장과 정몽규 선수단장,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최종삼 태릉선수촌장과 종목별 감독과 선수들이 참석했다. 한국 선수단은 4월 현재 15개 종목 124명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으며 최종적으로 27개 종목 230여 명 정도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궁 전 종목 석권 도전
“우리의 목표는 늘 전 종목 석권입니다.”
문형철 양궁대표팀 감독은 기자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한국 양궁은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7연패를 달성하는 등 지금까지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1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를 땄다. 하지만 전 종목 석권은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남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2012년 런던에서는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 남자 개인전을 우승했지만 남자 단체전에서 3위에 머물렀다.
리우에서 전 종목 석권 신화를 이끌 주역은 기보배(28ㆍ광주시청)다. 여자 개인전, 단체전 1위를 하면 런던에 이어 2회 연속 2관왕이다. 기보배는 “여자 단체에서 8연패를 달성해 선배님들이 일궈놓은 영광을 이어가겠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인전에 대해서는 “(2연속 2관왕을) 의식 안 할 수 없지만 런던 때처럼 단체전에 중점을 두면 개인전도 따라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남자부의 간판은 ‘천재소년’ 김우진(24ㆍ청주시청)이다.
이날 김우진은 기자들로부터 “올림픽에 여러 번 나갔을 것 같은데 이번이 처음이다.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을 보였지만 유독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4년 전에는 국내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눈물을 흘렸다. 그는 “4년 전 (국내선발전에서) 4위였지만 이번에는 당당히 1위로 뽑혔다. 감회가 남다르다. 오진혁 선배가 런던에서 이룬 개인전 금메달은 유지하고 단체전도 1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男 유도 세계 랭킹 1위만 4명
서정복 유도대표팀 총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남자유도는 금빛 희망에 잔뜩 부풀어있다. 7체급 전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땄는데 60㎏급 김원진(24ㆍ양주시청), 66㎏급 안바울(22ㆍ남양주시청), 73㎏급 안창림(22ㆍ수원시청), 90㎏급 곽동한(24ㆍ하이원) 등 4명이 현재 세계 랭킹 1위다. 81kg급은 왕기춘(28ㆍ양주시청)과 이승수(26ㆍ국군체육부대)가 경쟁 중인데 누가 나가도 메달권이다.
안바울은 “(랭킹 1위라는 시선이) 부담은 된다. 하지만 1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올림픽에서 보여주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곽동한은 “기록은 1위지만 실력은 1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방심을 경계하면서도 “훈련처럼 하면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여자 유도도 57kg급의 김잔디(25ㆍ양주시청)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조민선 이후 끊긴 금맥 잇기에 도전한다.
한편 정몽규 한국선수단장은 “이번 대회는 역대 올림픽 중 경기 여건이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하며 “선수단의 현지 안전과 질병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종합 5위의 우수한 성적을 냈지만, 각종 판정 논란과 사건 사고 등이 있었다"고 돌아보며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런 일들이 없도록 선수단 판정 대응 교육, 올림픽 규정 교육 등을 미리 중점적으로 시행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리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체육회는 대회 기간 올림픽 선수촌 인근에 급식지원센터를 만들어 선수들의 식사를 돕는다. 또 이날 선수단 시상용 단복과 트레이닝 단복, 선수단 장비, 정장 단복도 공개했다. 단복과 장비는 지카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반소매, 반바지 제작품목을 제외했고 방충소재 옷감을 사용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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