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주도하는 정당으로”
安 대표 대권가도 상관없이
사안 따라 이리저리 붙지 않고
與野와 서로 협력하며 견제
“경제문제가 최우선 사항”
기업 구조조정은 국민 아픔
국회가 이대로 둘 수는 없어
5월 중 ‘원 구성’ 합의 제안
27일 국민의당 20대 총선 당선자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된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의 일성은 ‘선도 정당’이었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에 못 미치는 의석을 확보한 가운데, 38석의 국민의당이 협상력을 발휘해 캐스팅보트를 넘어 정국을 주도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캐스팅보트로서 당리당략적인, 안철수 공동대표의 대권가도에 유리한 (사안에) 이리 붙고 저리 붙고 하지 않겠다”며 “리딩파티(leading party)로서 우리가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지지층으로부터 돌팔매를 맞더라도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이라면 그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 제3당의 성공을 위해 매진하면서 단순히 안철수 공동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역할에 그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초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었던 박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 측의 끈질긴 요청으로 원내사령탑으로 유턴했다.
박 원내대표는 “때로는 더민주와, 때로는 새누리당과 협력하면서 견제할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 협상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생각한다면 생산적 국회, 일하는 국회, 민생을 생각하는 국회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향해 “5월 중으로 (20대 국회) 원 구성을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향후 원내 전략과 관련해선 경제 문제를 최우선 사항으로 꼽은 뒤, “19대 국회에서 가급적 기업 구조조정이나 노동개혁 문제도 과감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대해선 “국민의 고통, 노동자의 아픔, 서민의 생활고를 국회가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반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의 등판은 벌써부터 상대 당의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과거 두 차례 원내대표 경력에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 국정경험을 두루 갖춘 박 원내대표와 맞서기 위해서는 협상력은 물론 노련함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선 나경원, 유기준, 홍문종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 등 4선급 후보가 거론된다. 당 내에선 “노련한 박지원 원내대표에 맞서기 위해선 참신함과 개혁적인 이미지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경륜과 중량감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에선 이번에 4선에 성공한 강창일, 설훈, 조정식 의원과 3선의 민병두, 우상호,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강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얼마나 노련한 양반인데 3선으로는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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