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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버이연합 소홀한 보도, 공영방송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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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버이연합 소홀한 보도, 공영방송이 이상하다

입력
2016.04.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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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와 MBC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건 보도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청와대 인사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연루되고 국가정보원 개입까지 의심되는 중대한 사건을 소홀히 취급하는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종편 JTBC가 전경련에서 어버이연합 측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고 처음 보도한 19일 이후 대부분의 언론, 심지어 보수 성향의 종편까지 이 사건을 보도했는데도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대신 박근혜 대통령이 편집ㆍ보도국장 오찬간담회에서 “청와대 배후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거나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식의 간접 기사를 짧게 내보냈을 뿐이다. 사건의 전말은 전하지 않은 채 부차적 내용을 마지못해 보도한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KBS는 ‘황정민의 FM 대행진’의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에서 JTBC와 시사저널을 인용해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을 전한 기자를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KBS 측은 프로그램 개편을 앞둔 데다 이 기자가 타사 보도를 인용, 불확실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전달한 것이 문제라고 했지만 KBS 내부에서조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BS와 MBC는 4ㆍ13 총선 보도에서도 불공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총선 전 열린 토론회에서 KBS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전하며 군사 위협과 불안감은 고조시켰다는 지적을 받았고 MBC는 야권 연대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청와대의 시각을 추종하는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2주기와 관련해서도 지나치게 무관심했다. 2주기인 16일 두 방송은 메인 뉴스 프로인 ‘뉴스9’와 ‘뉴스데스크’에서 약속이나 한 듯 관련 기사를 2건씩 내보내는 데 그쳤다. 관련 정규 혹은 특집 프로도 전무했고 세월호 청문회도 중계하지 않았다.

공영방송도 기사 판단과 제작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한 언론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뉴스나 프로그램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버이연합 사건이나 총선, 세월호 참사 같은 중요한 문제를 소극적이고 편파적으로 다룬 것은 고의적 직무유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공영방송의 이런 태도가 기사가치에 대한 진지한 판단의 결과라기보다 권력 눈치 보기에서 비롯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방송계 안팎에는 그런 시각이 많다. 안 그래도 총선 이후 방송청문회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잇따른다. KBS와 MBC가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자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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