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백인 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KKK)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대선 경선 자금 2만달러(약2,300만원)를 후원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클린턴 진영은 후원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며 진실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보카티브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KKK의 캘리포니아 지부장 격인 윌 퀴그는 “동지들과 2만달러를 모아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캠프에 익명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퀴그는 “(이번 대선에서)KKK의 선택은 클린턴”이라며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퀴그는 이어 “로버트의 친구인 클린턴은 우리의 친구에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클린턴의 친구는 1940년대 KKK의 웨스트버지니아 지부장으로 활동한 뒤 59년부터 51년 간 상원의원으로 재직한 로버트 버드 전 민주당 상원의원이다. 실제 클린턴 전 장관은 KKK 활동에 대해 사과를 거듭한 버드 전 의원이 타계한 2010년 추모사를 통해 그를 자신의 멘토이자 친구라고 평했다.
KKK의 후원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선 레이스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클린턴 진영은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조시 슈어린 캠프 대변인은 “(후원 주장은)완전히 잘못됐다”며 “돈이든 무엇이든 KKK의 일부를 받고 싶지 않으며 그들의 혐오 어젠다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2만달러에 가까운 후원금을 익명으로 받은 기록이 없다고 단언했으며, 이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의 정치자금 기탁자 명단 상 사실로 확인됐다. 소식을 전한 보카티브는 “KKK의 지지선언은 클린턴에 대한 방해 공작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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